"中 최고 부호 왕젠린, 샤오젠화 사건 연루된 듯"

입력 2017-08-28 18:39
"中 최고 부호 왕젠린, 샤오젠화 사건 연루된 듯"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출국금지설에 휩싸인 중국 최고 부호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회장이 지난 1월 홍콩에서 실종된 샤오젠화(肖建華) 밍톈(明天)그룹 회장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28일 "왕 회장이 지난 25일 톈진(天津)공항에서 가족과 함께 자가용 비행기로 영국으로 출국하려다 제지됐고 결국 출국금지됐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쉰은 우선 "왕 회장의 부동산 제국이 이미 활기를 되찾기에는 기력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그가 최근 수년간 해외기업 인수 관련 자금 이전 속도를 높였고 부채를 은행에 남겨 중국 정부로부터 눈 밖에 났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왕 회장이 최근 수중의 자산을 매각해 외부의 여러 가지 추론을 자아냈다고 밝히고 "그의 출국금지는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을 정비하려는 조치의 하나임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왕 회장과 다롄완다그룹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지난 6월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각 은행에 공문을 보내 완다그룹의 여신 및 부채·융자리스크에 관해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때문인지 7월 중순 왕 회장은 완다호텔 77개를 푸리(富力)부동산에 매각한데 이어 스스로 디즈니랜드에 비교하던 완다성 13곳을 부동산업체 륭촹중궈(融創中國)에 매각했다. 왕 회장은 '황금알을 낳는 닭'으로 불린 완다광장쇼핑몰도 매각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최근 수년간 금융시장 질서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온 중국 당국이 지난 1월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재계 거물 샤오젠화 회장을 홍콩에서 비밀리에 본토로 데려와 조사했고, 왕 회장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앤터니 사이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완다그룹의 자산 매각은 샤오젠화 사건과 관련됐음을 배제할 수 없다"며 "샤오 회장이 베이징에서 여러 기업 간 복잡한 부채 관계와 주식 보유 관계망을 고백했고 완다가 연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매체 보원(博聞) 역시 "샤오 회장이 중국으로 잡혀온 뒤 전국에서 수많은 부자가 출국금지됐고 어떤 이는 조사받고 출금이 풀렸으나 여전히 많은 부자가 출금 리스트에 올라있다"고 전했다.

이어 "샤오 회장은 2015년 주가조작 관련 혐의를 받은 데다가 '반시(反習·반 시진핑)연맹', 즉 반부패 드라이브 영향을 받는 부호·고위관료·해외 동맹매체 등과도 관련된 혐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보원은 "샤오 회장 등 부호들은 태자당(太子黨·중국혁명원로 가족)을 비롯한 고위층과 경제적으로 담합했고, 완다그룹의 급속한 발전과 중국 고위층과의 여러 가지 얽힌 관계가 있어 왕 회장이 출금조치 됐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재계 소식통들은 "왕 회장의 부동산 제국은 이미 마이너스 자산이며 최근 수년동안 해외기업 인수를 가속화해 많은 부채를 은행에 남겨 국가와 납세자를 곤경에 빠트렸다"면서 "부호의 빛나는 겉모습은 절대다수 납세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훔쳐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reali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