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노조 설문해보니…논문대필, 폭언, 구의원 갑질 논란

입력 2017-08-28 17:24
광산구 노조 설문해보니…논문대필, 폭언, 구의원 갑질 논란

전공노 광산구지부, '여직원 언어폭력' 사건 후 자체 조사 결과 발표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 광산구 공무원들이 구의원들부터 논문대필, 폭언, 부정 청탁 등 이른바 갑질을 당했다고 밝혀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 광산구지부는 이달 중순 '제7대 광산구의회 의원의 인격권 침해에 관한 설문·서면 조사' 결과 공무원 770명이 응답한 내용을 28일 공개했다.

8가지 항목 중 '광산구의원들이 사소한 일에 트집을 잡거나 불만을 토로했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변한 공직자가 118명으로 가장 많았다.

'언사를 높이고 꾸짖었다'(96명), '업무 외 사적인 일을 부탁하거나 강요했다'(82명), '욕설이나 비하 발언을 했다'(35명)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여성비하,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27명), '부적절하게 의심을 하거나 누명을 씌웠다'(24명), '다른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주는 언행을 했다'(22명)는 응답도 있었다.

서술형 답변에서는 퇴근 시간이 지나 퇴근하려는 공무원에게 구의원이 "집에 뭘 감춰 뒀느냐, 이래서 세금으로 월급받는 공무원은 안 된다"거나 연차 휴가를 쓰자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안 쉬고 나온다"고 발언한 사례도 적었다.

노조는 "배우자의 출산으로 단기 출산휴가를 다녀온 남직원에게 '네가 아기 낳았느냐'거나, 학위 논문 및 대학 리포트를 대신 쓰게 했다는 사례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성명을 내고 "가해·피해자 모두 익명으로 한 조사였지만 일부 구의원의 갑질 행태는 충격적"이라며 "광산구의회는 인권의식도, 자질도 없는 일부 의원을 즉각 제명 조치하고 이달말까지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또 "충실히 본연의 업무를 해온 다른 의원들까지 피해를 보게 돼 죄송하다"며 "그러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멸감과 정신적 고통을 받는 피해 공직자들이 있어 적폐 청산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지난달 공무직 여직원이 구의원으로부터 수년간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고 구의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다른 직원들도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설문조사에 나섰다.

설문조사가 익명인 만큼 일방적 주장이나 다소 과장된 내용도 있을 수 있다거나 들은 이야기를 옮긴 경우도 잇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의회는 폭언으로 윤리특위에 회부된 해당 구의원과 함께 이날부터 5박 6일간 항일독립운동 현장, 선진지 견학을 위한 러시아 해외 연수에 떠났다.

광산구의회는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해 공문을 통해 "지난달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다음달 5일 문제가 됐던 의원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의원 인권 감수성 향상 교육을 한차례 진행했다. 앞으로 지속적인 인권교육을 통해 재발방지에 힘쓰겠다"고 답변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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