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없는 지역축제 도태…부산 40계단문화축제 폐지 수순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피난수도 부산의 상징이었던 40계단을 주제로 18년간 이어진 지역축제가 매년 특색 없는 프로그램을 반복하다가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부산 중구는 최근 '40계단문화사업회'로부터 오는 10월 열릴 예정이던 "40계단 문화축제를 개최하지 못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주최 측이 축제 개최를 포기하면서 올해 중구 축제 심의위원회 안건에서 40계단 문화축제는 상정되지 않는다.
40계단문화사업회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개정된 예술문화진흥법 탓이 크다.
이전까지 지자체는 별다른 제재 없이 지역축제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었지만 법 개정 이후부터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축제는 반드시 축제 성격, 프로그램 등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지난해 심의에서 40계단문화사업회는 예산 1천600만원을 지원받는 대신 식상한 축제 프로그램을 바꾸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주최 측은 올해에도 노래자랑, 유랑극단 공연 등 기존 축제 프로그램을 고수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 관계자는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축제는 콘셉트와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며 "비슷하고 특색 없는 축제는 도태시키고 경쟁력 있는 축제는 지원하라는 것이 예술문화진흥법 개정 취지"라고 말했다.
중구는 내년 40계단 문화축제는 동광동·중앙동 일대 유휴건물 등지에 입주해 예술활동을 펴는 창작집단 '또따또가'와 함께 40계단 문화축제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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