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20대 시민운동가 실종 한달째…진상조사 요구 고조
말도나도 가족 "원주민 권리보호 시위서 경찰에 연행 뒤 행방 묘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아르헨티나에서 20대 원주민 권익 신장 활동가가 한 달 가까이 실종된 가운데 국내외에서 당국의 생존 확인과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클라린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 산티아고 말도나도(28)는 지난 1일 파타고니아 남부 지역인 추부트 주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원주민 권리 보호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말도나도는 당시에 다른 운동가, 마푸체 원주민들과 함께 이탈리아 의류업체인 베네통이 소유한 대지에서 쫓겨난 원주민들의 권리보호를 촉구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그러나 말도나도는 시위를 해산한 경찰에 연행된 뒤 행방이 한 달 가까이 묘연하다.
가족들은 국경 경찰이 원주민들을 해산하면서 말도나도를 구금했으며 목격자들도 그가 경찰 호송차에 탔던 모습이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말도나도의 실종 사건은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이어진 군부 독재 시절 3만 명이 죽거나 실종된 경험을 가진 아르헨티나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수천 명의 시민은 지난 1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앞에서 말도나도의 생존 여부를 공개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아르헨티나 소셜미디어상에서는 "말도나도는 어디 있는가"라는 문구를 쉽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미주인권위원회도 지난 24일 아르헨티나 정부를 향해 말도나도 실종 사건을 조사해 파악된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은 그러나 말도나도의 구금 사실을 부인하며 결백을 주장해왔다.
정부는 말도나도의 행방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한 이에게 약 3만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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