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플로 "말 더듬어 대인기피증, 힙합이 인생을 변화시켰다"
"엠넷 '쇼미더머니 6' 통해 배움…이제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힙합이 제 인생을 변화시켰어요. 대인기피증이 생길 만큼 어린 시절 말을 엄청 더듬었지만 랩을 하면서 말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냈어요."
엠넷 '쇼미더머니 6'에서 세미 파이널까지 진출해 화제가 된 래퍼 주노플로(본명 박준호·25)에게 힙합은 남다른 의미였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그는 "말을 더듬어 사람들과 대화를 안 할 정도로 조용한 아이였다"며 "랩을 시작하며 리듬을 배우고 호흡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면서 말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냈다. 랩으로 나를 잘 표현하게 되자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주노플로는 힙합과 재즈, R&B, 록 등 다양한 장르에 폭넓게 심취했고, 대학 시절부터는 래퍼로서의 구체적인 꿈을 키웠다.
이때부터 사운드클라우드와 페이스북 등에 랩 음원을 만들어 올렸고 재즈 힙합이 담긴 믹스테이프를 냈다. 2014년 미국에서 UC샌디에이고를 졸업하고서 아버지의 패션 관련 사업을 도울 수 있었지만 가족의 반대에도 음악을 향한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지난해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5에 이어 시즌6에 도전했고 한국에서 둥지를 틀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의 문화를 잘 몰랐다"며 "부모님이 처음에는 '진짜 음악을 하고 싶으냐, 왜 힘든 길을 택하느냐'고 반대하셨지만, 나의 의지를 알기에 지금은 내 꿈을 응원해주신다. '쇼미더머니'란 기회를 통해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으니 이제 한국에서 제대로 음악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6에서 그는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톱 6'가 경연하는 세미 파이널 무대까지 진출했지만 지난 25일 방송에서 또 다른 우승 후보인 래퍼 넉살에게 패해 아쉽게도 '톱 3'가 경연하는 파이널 무대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는 "시즌5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냈고 박재범, 도끼형들 팀에서 경연하며 큰 배움을 얻었다"며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서툴지만 한국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음악을 들으면서 가사를 읽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온라인 사전을 찾아가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 영화와 드라마도 많이 찾아보고요. 전 음악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인드여서 제 음악을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들려주고 싶어요."
'힙합계의 대부' 타이거JK가 이끄는 레이블 필굿뮤직에 둥지를 튼 그는 새 앨범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믹스테이프를 선보일 때부터 추구했던 재즈 힙합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재즈를 샘플링해서 힙합으로 선보인 개척자인 일본 뮤지션 누자베스를 비롯해 우야마 히로토 등을 좋아한다"며 "여전히 그 소리와 감성을 좋아하지만, 작업 중인 새 앨범에서 어떤 사운드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힙합을 베이스로 폭넓은 스타일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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