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수 감독, 중국프로농구서 길렌워터와 함께 '우승 도전'

입력 2017-08-27 06:49
강정수 감독, 중국프로농구서 길렌워터와 함께 '우승 도전'

NBL 정규리그에서 산시 우승 합작…27일부터 플레이오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중국프로농구 2부 리그인 NBL에서 한국인 감독과 한국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가 통합 우승에 함께 도전하고 있다.

주인공은 NBL 산시 울브스를 지도하는 강정수(55) 감독과 이 팀의 외국인 선수로 뛰는 트로이 길렌워터(29·197㎝)다.

산시는 23일 끝난 NBL 2017시즌 정규리그에서 21승 5패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프로농구 1부 리그 CBA에 이어 2부 리그 격인 NBL은 모두 14개 팀이 참가하고 있으며 팀당 26경기를 치른 뒤 상위 8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가 우승팀을 정한다.

2부 리그라고 하지만 국내 프로농구인 KBL에서 활약하던 외국인 선수들이 NBL에서도 뛰는 등 수준은 만만치 않은 편이다.

중앙대 출신으로 국내 실업농구 기아자동차에서 재치 있는 센스가 돋보이는 가드로 활약한 강정수 감독은 1997년부터 1999년까지 국내 프로농구 SBS 감독을 역임했고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국가대표 코치를 지낸 뒤 중국에 진출했다.

1부 리그인 CBA 칭다오 사령탑을 지낸 강 감독은 2014년부터 산시 지휘봉을 잡아 최근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강 감독은 "NBL에서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는 올해 산시가 최초"라며 "한국인 지도자로서 능력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팀의 외국인 선수 길렌워터는 2014-2015시즌 고양 오리온, 2015-2016시즌 창원 LG에서 뛰어 국내 팬들과도 친숙한 선수다.

두 시즌 간 정규리그에서 22.9점을 넣고 7.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다만 한국에서 뛸 때 타임아웃 시간에 벤치를 비추던 중계 카메라에 수건을 덮거나, 심판에게 지나치게 항의하는 등의 행동이 문제가 돼 최근 2년간 KBL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참가 자격이 제한됐다.

한국에서 뛸 자격이 없어진 길렌워터는 지난해 일본에서 활약했고 올해는 중국으로 무대를 옮긴 셈이다.

길렌워터는 이번 시즌 NBL에서 평균 31점에 8.7리바운드의 탁월한 성적을 내고 있다.

강 감독은 "NBL은 쿼터당 12분씩인 데다 여름리그라 날씨도 덥고, 이동 거리도 많아 체력적으로 힘들다"며 "길렌워터가 기본적인 성격이야 있는 선수지만 그래도 힘들어서 그런지 항의하는 부분에서는 예전보다 조금 나아졌다"고 껄껄 웃었다.



산시는 27일부터 정규리그 8위 충칭과 5전 3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충칭에는 최근 안양 KGC인삼공사와 계약한 마이클 이페브라가 속해 있다. 지난 시즌 LG에서 뛴 제임스 메이스도 지금 NBL 구이저우 소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강정수 감독은 "중국은 아무래도 높이와 힘을 앞세우는 스타일이지만 한국은 수비 변화가 많고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2대2 플레이, 속공 등이 다재다능하게 나와 중국 팬들도 좋아한다"며 "또 우리나라가 이번 아시아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한국 농구에 대한 인식이 중국에서도 달라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는 외국인 선수 부상 때문에 중도 탈락한 강 감독은 "한국 지도자로서 사명감으로 2년 만에 다시 통합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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