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08일만에 黨政靑 오찬회동…"신발끈 다시 묶고 하나 되자"(종합)

입력 2017-08-26 17:35
집권 108일만에 黨政靑 오찬회동…"신발끈 다시 묶고 하나 되자"(종합)

109분간 소통의 자리…민주당 의원 120명 중 115명 나와 참석률 95.8%

의원 7명 발언·자유토론 …모든 의원이 대통령 바라보도록 배치

北 도발에 건배·구호 등 자중…점심 메뉴는 곰탕, 술 대신 주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김남권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문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 108일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문 대통령이 9월 정기 국회 개회를 앞두고 여당 국회의원 전원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하자, 민주당 의원 120명 중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신경민·김현권·신창현 의원을 제외한 115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1박 2일간 세종시 홍익대 국제연수원에 모여 정기 국회 대비 워크숍을 마치고 곧바로 청와대로 이동, 95.8%라는 높은 참석률을 기록했다.





108일 만에 만난 문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의 모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오부터 오후 1시 49분까지 109분간 이어졌다.

의원들과 청와대 참모진은 행사 시간 45분 전인 11시 15분부터 영빈관 2층 오찬장에 입장해 티테이블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문 대통령은 행사 시작 4분 전인 오전 11시 56분 오찬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모든 참석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은 의원들과 악수한 뒤 자리에 앉았다. 박수는 문 대통령이 자리에 앉기까지 계속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진작에 초청하고 싶었는데 인수위 없이 시작하다 보니 형편이 되지 않았다.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모시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절실·성실·진실의 '3실'로 대통령이 되셨는데 이제 국민과 소통하고, 역사와 소통하고, 미래와 소통하는 '3소' 대통령이 되셨다"며 화답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요즘 '뉴스 볼만하다. 이게 나라다운 나라구나.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는데 이렇게 세상이 바뀔 수 있구나'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며 지난 109일간의 국정 운영을 높이 평가했다.





오찬 회동에선 모두 7명의 의원이 발언했다. 발언자는 6선 이상 또는 국회 부의장 출신(이해찬·문희상·박병석·이석현), 여성 의원(박영선·전현희), 대통령 당선증을 받은 의원(안규백) 기준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의원은 "투기지역을 지정할 때 세심하게 해서 피해를 보는 지역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8·2 부동산대책에서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세종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문희상 의원은 "1기 (김대중) 민주정부 때는 감격해서 이 자리에서 울었고, 2기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노래(임을 위한 행진곡)를 목청껏 불렀고, (현재) 3기 때는 국정이 이른 시일 안에 안정된 것이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중국통'인 박병석 의원은 "(앞으로 있을) 중국의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한중관계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여성 장관 30% 공약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당청 특별위원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발 끈을 다시 묶자", "이제는 청와대의 계절이 끝나고 국회의 계절이다"는 등의 발언도 나왔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선 오제세 의원이 여야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통령에게 야 4당과의 협치에도 신경을 써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행사 후 오찬 내용을 설명하는 간담회에서 "(자유토론이) 대정부 질의를 하는 듯했다"며 "이낙연 국무총리가 마지막에 각 분야에서 갈등이 있어도 이해하고 정국을 읽고 해결해나갔다며 총괄적으로 말씀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면서 메모를 열심히 했고, 추 대표와 간간이 귓속말을 했지만 다른 사람과는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오찬장은 모든 의원이 문 대통령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자리 배치가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함께 앉는 헤드테이블에는 당 지도부와 5선 중진, 상임위원장이 착석했다.

문 대통령 오른쪽에는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자리 잡았고, 왼쪽에는 이 총리와 임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이 앉았다.

헤드테이블 바로 뒤 테이블에는 4선 중진의원들이 앉았고, 그 뒤로는 상임위원회별로 모여 앉되, 초선 의원들을 배려해 앞줄에 앉도록 했다.

다만 헤드테이블 외에는 자리가 정해진 것이라 아니라서 의원들은 자율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 김부겸(행정안전부)·김영주(고용노동부)·김영춘(해양수산부) 장관 등 국회의원 출신 장관 3명은 한 줄로 나란히 모여 앉았다.

조국 민정수석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등 수석비서관 이하 청와대 참모진은 가장 뒷줄에 자리했다.

이날 자리 배치와 관련, 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재미있는 포맷이다. 과거 라운드 테이블에 앉을 때는 뒤돌아 앉아 대통령을 못 보는 의원도 많았는데 이런 자리는 소통형 구조"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오전 북한이 300mm 대구경 다연장포를 동해 상으로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한 탓에 참석자들은 건배나 구호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술 대신 주스가 테이블에 올랐고, 점심으로는 고구마 밤죽, 삼색전(녹두·애호박·버섯), 밥과 곰탕, 과일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오늘 군사훈련 중이고 또 안보상황도 엄중해서 우리가 축배를 들거나 흥을 돋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날 식순에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정의용 안보실장이 우원식 원내대표 발언 후 북한 도발과 관련한 안보 상황 분석 및 군 대비태세를 여당 의원들에게 보고했다.

행사가 끝나자 많은 의원이 문 대통령과 둘만의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렸고, 일부 의원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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