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이면 재깍'…홀몸 어르신 돕는 '세곡동 전담팀'

입력 2017-08-27 06:00
'전화 한 통이면 재깍'…홀몸 어르신 돕는 '세곡동 전담팀'

'기초생활수급' 대상 몰랐던 주민에 도움의 손길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보금자리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강남구 세곡동의 소규모 복지센터에 상주하며 홀몸 어르신과 장애인을 돕는 '방문 전담팀'이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 5월부터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기 위해 세곡동 LH 3단지에서 방문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세곡동 LH 3단지는 총 1천65가구 중 홀몸 노인과 장애인 가구가 45%(480가구)를 차지하는 곳이다.

방문 전담팀은 주민들의 전화 한 통이면 즉시 '고객'을 찾아간다.

그간 상태가 악화한 위암 말기 환자의 병원 이송을 돕고, 저혈당으로 쓰러진 시각장애인을 긴급 구조했다.

자신이 지원 대상인지 몰라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던 37명이 기초수급대상자가 되도록 돕기도 했다. 54명은 차상위계층 지원을 받게 됐다.

주민들의 집 청소를 도와주거나 말벗이 돼 줄 때도 있다.

박영서(70·가명) 할머니는 "장애가 있는 딸이 있어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았는데, 복지 도우미들이 찾아와 따뜻한 빵을 가져다주고 오랫동안 못 먹었던 호박 쌈까지 쪄줬다"며 "이제 매일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린다"고 반겼다.

방문 전담팀에서 일하는 차지현 관리사는 "처음에는 문도 잘 열지 않던 박 할머니가 이제 먼저 손을 잡고 인사를 하신다"며 "정신보건센터에 의뢰해 할머니의 우울증 치료를 시작했고, 딸도 직업훈련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규태 세곡동장은 "최근 급속히 증가하는 고독사를 예방하려면 누구라도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방문 복지서비스 전담팀의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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