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군절' 경축 중앙보고대회 보도 없어…배경 주목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올해 '선군절'(8월 25일)을 맞아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했다는 사실을 보도하지 않아 주목된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60년 8월 25일 근위서울 류경수제105탱크사단을 시찰하면서 이른바 '선군 영도'의 첫 자국을 찍었다고 주장하며 김정은 체제 들어 이날을 '선군절'로 명명했다.
하지만 북한 매체에서는 25일 오후 10시 현재까지 선군절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북한은 매년 기념일 전날인 8월 24일에 중앙보고대회를 열어 왔다.
북한이 이날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선군절의 의미를 부각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전역에서 관련 경축 행사가 열린 소식을 보도했다는 점에서 중앙보고대회 관련 보도가 없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에서 선군절을 뜻깊게 경축'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과 전역의 지방도시에서 선군절 경축 공연과 청년학생들의 무도회 등이 열렸다고 전했지만, 이 기사에서도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는 내용은 없었다.
다만 중앙통신이 "김정일 동지께서 선군혁명 영도를 시작하신 57돌을 맞으며 25일 당과 국가의 책임일꾼들이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참관했다"고 보도해 올해는 중앙보고대회가 고위간부들의 전쟁기념관 참관으로 대체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주요 기념일 때마다 빠짐없이 개최하는 중앙보고대회에는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의무적으로 참석하며, 행사에서 연설하는 '보고자'는 대내외에 북한 당국의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북한의 선군절이 매년 정례적으로 열리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과 겹쳐 올해 선군절 중앙보고대회에서도 미국을 향한 경고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중앙보고대회에서는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만단의 전투준비를 갖추고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최고사령관 동지의 공격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고 미국을 위협했다.
북한이 올해 선군절에는 중앙보고대회를 실제로 개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매년 개최하던 중앙보고대회가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최근 최고조에 올랐던 한반도 긴장 국면이 완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대미성토를 자제하려고 일부러 행사를 열지 않았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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