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에도 블랙리스트 있다"…6급 강등 공무원 주장 논란

입력 2017-08-25 17:53
"광주시에도 블랙리스트 있다"…6급 강등 공무원 주장 논란

광주시 "선거법 위반 기소돼 중징계 처분했을 뿐, 황당한 궤변" 일축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시에서 5급 사무관에서 6급으로 강등된 공무원이 시에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주장,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공무원은 자신이 중징계당한 배경에는 다른 사람을 뽑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광주시는 공무원 채용 시스템조차도 모른 황당한 궤변이라고 반박했다.

내년 정년을 앞두고 있다는 A씨(59)는 25일 시청 내부 행정 포털에 '광주시의 블랙리스트'라는 제목으로 A4용지 4장 분량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요지는 민선 5기 전임 강운태 시장 재임시절(2014년) 선거법 위반으로 항소심 끝에 선거유예를 받았는데 자신을 해임(이후 강등 조치)한 것은 6.4 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 종사자를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A씨는 6·4지방선거를 앞둔 2014년 5월, 당시 강 시장에게 유리한 내용을 인터넷 언론에 배포하는 등 우호적 여론 형성에 가담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대변인 등 전·현직 공무원 12명과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광주시 대변인실에서 5급(사무관) 팀장이었던 A씨도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항소심에서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유예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가 경징계 요구를 중징계로 번복했고 항소심 판결이 나기 20일 전에 해임 결정을 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소청 끝에 한 직급 강등돼 현재 사업소에서 재직 중이다.

논란은 A씨가 이른바 자신을 자르려 한 것은 당시 윤장현 시장 선거캠프 종사자를 채용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당시 인사위원회에 자신의 해임 건과 임기제 공무원 채용 건이 동시에 진행됐다고 주장한다.

A씨는 "조직 내 비정상적인 처분으로 33년 공직생활을 불명예로 마감해야 한다"며 "시청 내에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항변했다.

광주시는 A씨의 주장에 대해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무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면 통상 1심 판결 뒤 징계를 하는데 징역형으로 엄한 형량이 나와 경징계에서 중징계로 변경했고, 소청심사에서는 2심 판결을 고려해 강등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인사위원회에 10여건 안건 중 임기제 채용 건이 함께 상정됐을 뿐인데 이를 자신을 해임하려 했다는 이유로 드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 공무원이 2천300명이 넘는데 한 명이 줄어든다고 곧바로 채용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시장을 흠집 내기 위한 의도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A씨의 글이 뜨자 상당수 공무원이 '강등된 심정은 이해한다.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불이익 받는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는 것은 이 건과 맞지 않는다. 법 위반해서 처벌받았다. 공감할 수 없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nic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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