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구속된 '삼성 2·3인자' 최지성·장충기는

입력 2017-08-25 17:15
수정 2017-08-25 17:50
법정구속된 '삼성 2·3인자' 최지성·장충기는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삼성그룹이 25일 '박근혜·최순실 뇌물 공여' 혐의 관련 1심 재판에서 더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상 총수인 이재용(49) 부회장뿐 아니라 2·3인자였던 최지성(66) 전 부회장과 장충기(63) 전 사장까지 나란히 실형을 받고 구속됐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열린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이 부회장은 "모두 제 탓"이라고, 최 전 부회장은 "책임을 묻는다면 늙어 판단력이 흐려진 제게 물어 달라"고, 장충기 전 사장은 "뼈저리게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재판부는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3명 모두에게 이번 사건의 기획과 실행 과정에서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4년(최 전 부회장·장 전 사장)과 5년(이 부회장)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지난 2월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을 폐쇄하기 전까지, 각각 미전실장과 미전실 차장을 맡았던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은 말 그대로 그룹 '실세 중의 실세'였다.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최측근으로서 총수 일가를 보좌했고, 실무적으로도 사업·지배구조 개편 등 그룹의 큰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이다.

1977년 삼성에 입사한 최 전 부회장은 마케팅 전문가로서 2006년 삼성전자 보르도 TV를 세계 1위로 키웠고, 그 공로로 2010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이건희 회장이 건재하던 2012년 미래전략실장을 맡아 올해 초까지 6년째 미전실을 이끌었고,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뒤 수시로 병실을 찾을 만큼 '충성'을 보였다.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최 전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의 가정교사'라는 수식어가 있을 만큼 이 부회장과도 가까운 관계로, 이 부회장 구속 직후 처음 면회 온 사람도 바로 최 전 부회장이었다.

미전실의 2인자 장 전 사장도 최 전 부회장과 호흡을 맞추며 그룹 안팎의 업무를 챙겨왔다.

2009년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브랜드관리위원장을 맡다가 2010년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옮겼다.

이듬해 '미전실 차장' 이라는 직책을 새로 만들며 부임, 지난 2월 사임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룹 내부에서는 대표적 '전략통'으로 불린다.

지금까지 특검은 삼성의 속사정을 두루 잘 아는 이들이 삼성의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 지원 과정에서 보고·결재 라인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28일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박 대통령에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그에 따른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청탁하고 그 대가로 최순실 씨에게 거액을 지원한 혐의, 최 씨 측에 명마를 사주며 우회 지원한 의혹 등에서 이들을 이 부회장과 '공범'으로 간주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이 이날 법정 구속되면서 사실상 삼성은 그룹 순위 1~3위 인사가 모두 구속된 것"이라며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이 지난 2월 공식 사임한 상태이긴 하지만, 삼성 임직원들의 심리적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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