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HNA그룹, 그림자금융 통해 수조원 조달…"자금 경색 우려"

입력 2017-08-25 17:34
中 HNA그룹, 그림자금융 통해 수조원 조달…"자금 경색 우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미국 월가와 중국에서 돈줄이 차단될 위기에 처한 HNA(海航)그룹이 그림자금융을 통해 수조 원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돼 자금 경색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 100여 개 투자 문서와 기업 서류를 조사한 결과 HNA 그룹의 12개 비상장 계열사들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최소 60억 달러(6조7천억 원)의 주식을 신탁회사와 비은행 금융기관에 저당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전체 규모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이들 계열사의 담보로 맡긴 주식 규모는 총 200억 달러(22조5천억 원)에 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HNA 계열사는 은행 대출과 채권 발행 금리보다 상당히 높은 고금리를 지급하고 그림자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작년 초 이후 출시된 HNA 연계 신탁상품은 투자자들에게 약 7%의 평균 수익률을 약속해 지난 6월 중국 비금융 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의 가중평균 금리 5.67%보다 높았다.

HNA는 개인간(P2P) 대출도 이용했으며 계열 P2P 대출업체를 이용해 개인 예금주들로부터 다른 계열사에 자금을 융통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HNA가 불법을 저지른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비슷한 규모의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례적인 조달방식이라고 전했다.

홍콩 오리엔탈캐피털 리서치의 앤드루 콜리어 창립자는 일부 전통적 대출기관들이 대출을 제한하자 HNA가 더 비싼 자금원을 접촉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HNA의 투자가 조달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콜리어 창립자는 HNA가 고비용 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결국 자금 조달 경색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부터 HNA그룹과 안방보험 등의 돈줄을 옥죄기 시작했으며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난달 HNA의 불투명한 구조 등을 이유로 거래 중지를 결정하고 다른 투자은행들에도 거래를 즉각 중단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HNA 측은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자금이 그룹의 전체 자금조달 중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중국은행들이 올해 신용한도를 1천억 위안(16조9천400억 원) 늘렸다고 설명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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