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산업계, 124조 원대 '사우디 특수'로 신바람
對사우디 FMS 승인으로 대형 방산업체들 일감 '폭증' 예상
일자리 창출로 트럼프 인기 '만회'에 긍정 신호, 사우디도 군전력 현대화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록히드마틴으로 대표되는 미국 방산업계가 124조 원대의 '사우디 특수'로 신바람이 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5월 중동 첫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선물'로 1천100억 달러(124조 1천680억 원) 규모의 대외군사판매(FMS)를 승인하면서 록히드마틴, 보잉 등 미국의 대형 방산업체들의 움직임도 덩달아 빨라졌기 때문이다.
방산 컨설팅기관인 미 렉싱턴연구소의 라트나 무랄니다하란 연구원은 군사 전문매체 '리얼클리어 디펜스' 기고문(24일)에서 트럼프의 승인에 대한 보답으로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첨단무기를 도입하기로 한 사우디는 우선 이란 문제로 카타르와의 단교 조치 이후 한동안 경색된 대미(對美) 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또 취약점이 노출된 국경 방위전력의 강화에 필요한 첨단무기 확보와 군 전력 현대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로서도 카타르와의 단교 등으로 한동안 경색된 사우디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데다 수만 개의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반사이익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수혜자는 방산업체들이라는 진단이다.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 제너럴 다이내믹스, BAE 시스템스, 노스럽 그루먼 등 대형 방산업체들은 국내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활성화와 함께 첨단기술 개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무랄니다하란 연구원은 지적했다.
록히드마틴은 발족할 합작법인을 통해 사우디에 150대의 'S-70' 블랙호크 기동헬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관련 작업이 본격화하면 미국과 사우디에 각각 450명의 인력이 새로 고용되며, 향후 30년 동안 미국 내에서만 헬기 수리와 현대화 부문에 1만8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잉도 사우디 특수를 누리기는 마찬가지다. 사우디는 보잉으로부터 치누크 헬기 및 P-8 포세이돈 대잠초계기 48대와 16대의 대형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잉은 펜실베이니아주 리들리 파크에 있는 치누크 생산시설에서만 6천 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된 데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건설할 엔진 공장에서도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보잉은 이와는 별도로 34억 달러(3조8천359억 원) 규모의 AH-64E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 판매도 사우디와 협상 중이다.
레이시온은 패트리엇 지대공미사일 체계와 스마트 폭탄, C41(지휘ㆍ 통제ㆍ 통신ㆍ 컴퓨터 및 정보 등 통합정보) 체계, 사이버 보안 분야 장비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대(對)사우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지원 관련 판매도 포함된다.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BAE 시스템스도 각각 153대의 M1A1 에이브럼스 전차와 20대의 중(重) 구난전차(HERCULES) 판매를 추진하면서 해외 구매처 확보난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예상되던 일자리 상실을 막을 수 있게 됐다.
무랄니다하란 연구원은 특히 사우디에 대한 FMS 승인으로 미 방산업체들은 사우디에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판을 마련, 신규판매국 확대 효과와 새로운 안보 수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트럼프가 사우디 순방을 통해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인권 문제 등으로 소원했던 양국 관계 회복의 계기를 마련, 미국의 중동정책에 향배를 점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더 타임스는 또 미국이 순방 결과 나온 1천100억 달러의 무기 판매 외에도 향후 10년간 2천억 달러(225조 6천400억 원)의 거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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