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교수 "'천상의 컬렉션', 해외에 문화재 전파 기능 기대"

입력 2017-08-26 10:00
수정 2017-08-26 14:14
서경덕 교수 "'천상의 컬렉션', 해외에 문화재 전파 기능 기대"

"6년째 좋은 일 동참한 송혜교, 강단 있어…송중기와 함께해도 좋겠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제가 강연은 많이 했지만 프레젠테이션은 또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제 첫 아이템이 '핫'한 문정왕후 어보였기도 해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부담이 되더라고요. 땀 좀 흘렸습니다. (웃음)"

KBS 2TV 교양 프로그램 '천상의 컬렉션' 시즌2에 첫 프레젠터로 참여한 서경덕(43) 성신여대 교수를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조영중 PD와 함께 서 교수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국내 문화재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26일 방송하는 시즌2 첫 회에서 서 교수는 문정왕후 어보를 소개한다. 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다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고국에 돌아온 이 보물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은 평소 해외에 무단으로 반출된 문화재 환수에 관심을 기울여온 서 교수밖에 없다고 조 PD는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일단 하겠다고는 했는데 막상 아이템을 받으니 제가 역사학자는 아니라서 조심스럽더라. 당시 어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통해 환수돼 대중뿐만 아니라 학계, 시민사회계 관심도 컸다"면서도 "하고 나니 역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천상의 컬렉션'에 대해 "영상미가 워낙 뛰어나고, 스토리텔링을 곁들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국내 문화재와 관련해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이 프로그램이 우리 문화재를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 PD는 실제로 시즌1 방영분을 재편집해 클립 영상으로 제작하고, 영어·일본어·중국어 자막을 입혀 전파하는 작업이 막바지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거대한 '비디오 월'(video wall)이 시선을 압도하는 데다, 거의 모든 영상을 UHD(초고화질)로 담았기 때문에 훌륭한 데이터베이스"라고 자신했다.



서 교수는 앞으로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하고 싶은 문화재가 있느냐고 묻자 간송미술관의 문화재들을 꼽았다.

"일제강점기에 잃어버린 문화재들에 관심이 많아요. 제가 간송미술관의 홍보대사이기도 한데, 그곳에 귀하면서도 대중이 자주 접하지는 못하는 문화재가 많거든요. '간송미술관 특집'에 참여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서 교수는 또 "'천상의 컬렉션' 시즌1도 열심히 봤는데 훈민정음, 난중일기, 경복궁 같은 주요 문화재들을 많이 다뤘더라"며 "시즌2에서는 서민 생활 속의 문화재를 다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대중도 그렇고 외국인들도 소박한 생활용품들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 PD는 "실제 우리 프로그램의 패널 중 한 명인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도 '소반' 같은 일상용품의 아름다움에 반하더라"며 "언젠가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는 보물들도 조명하고 싶다"고 호응했다.



서 교수는 배우 송혜교와 6년째 해외 주요 명소에 한국어 안내서를 비치하는 활동을 이어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광복절에 일본 교토에 안내서 1만부를 기증해 화제가 됐다.

"연예인이 6년째 좋은 일에 동참하는 게 드문 일은 맞죠. 우연한 기회에 혜교 씨와 만났을 때 해외 촬영 때 남는 시간에는 박물관, 미술관에 많이 다니는데 한국어 안내서가 없어서 아쉽더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돕겠다고 하기에 '당장 뭐라도 해보자' 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오케이' 하던걸요. 강단이 있어요. (웃음)"

송혜교는 배우 송중기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기도 한데, 혹시 두 사람이 좋은 일에 함께할 계획은 없느냐고 물으니 서 교수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아직 모르겠지만… 아유, 두 분이 같이 하면 더 좋죠! (웃음)"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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