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러시아 대규모 군사훈련 놓고 러-나토 긴장 고조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함께 내달 유럽 접경지역에서 '자파드 2017'로 명명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나토에 속한 폴란드와 발트 해 연안국들은 러시아의 이번 훈련이 이들 국가에 대한 노골적인 군사적 위협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나토가 동유럽으로 부당하게 확장하는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양측은 지난달 브뤼셀에서 연 대사급 회의에서 군사훈련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나토는 24일 러시아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원국 간에 체결한 '빈 문서(Vienna Document)'에서 규정한 군사훈련 관련 투명성을 완전하게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나토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도 벨라루스도 '자파드 2017 훈련'과 관련해 빈 문서의 투명성 조치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면서 "빈 문서의 투명성 조치는 오해와 오판을 방지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빈 문서는 양측에게 오해로 인한 위험을 피하고자 사전에 훈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감시단 파견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동훈련 참가병력이 1만3천 명을 넘을 경우 사건에 이를 통보하고 감시단 파견도 허용해야 한다.
하지만 벨라루스는 자파드 2017 훈련에는 1만2천700명이 참가하기 때문에 사전 통보나 감시단 허용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 등은 자파드 2017에 참가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병력이 1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 측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은 예전처럼 개방될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나토 측은 벨라루스가 훈련 기간에 있을 '방문자의 날'에 나토 전문가 2명이 방문하도록 군사연락단에 초청했다며 그러나 이는 빈 문서에서 규정한 감시단과 같은 수준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나토 관계자는 "빈 문서에 따른 감시단은 사전에 훈련 시나리오와 진척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개발 병사들과 훈련에 관해 얘기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훈련현장을 항공기로 둘러볼 수 있어야 한다"면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이 기준에 미흡하게 선택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러시아와 대조적으로 나토는 지금까지 나토 훈련에 대해 빈 문서를 기준 이상으로 적용해 왔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25일 러시아의 훈련에 대해 가장 강력히 반발하는 폴란드를 방문, 나토에서 순환 배치한 대대급 부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나토는 올해 초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폴란드를 비롯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해 3국에 4개 대대 4천 명 이상의 병력을 순환 배치, 러시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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