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선고공판' 앞두고 외신도 촉각…"재판의 날 다가와"
"리더십 공백 우려 vs 삼성전자 훼손되지 않을 것"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5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주요 외신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이재용 부회장은 막후조정자였나, 아니면 순진무구한 경영자였나? 그의 운명은 이 질문에 달렸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재판부가 어느 쪽 얘기를 믿느냐에 따라 이 부회장의 운명이 달렸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과 변호인 측이 재판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 등 핵심 혐의와 관련된 주요 결정사항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거나 모른다는 입장을 취한 데 대한 재판부의 수용 여부가 판결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NYT는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변론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누구에게 직접 뇌물을 줬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드러난 것이 없다고 했는데 이는 이 부회장의 성격과 경영 스타일을 놓고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둘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똑똑하고 뛰어난 전문지식이 있는 수완가인지, 아니면 저자세로 (경영에서) 손을 뗀 어쩌면 순진무구한 관리자인지다"라고 전했다.
NYT의 이 기사는 이 부회장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가 두드러진다.
재판장에서의 태도는 물론 과거 군 면제 사유와는 차이가 있는 골프 스타일, 이 부회장이 공장을 거의 방문하지 않는 데다 방문한다 하더라도 상황에 대한 지휘 통제력 부재 등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삼성이 최근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하고,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사건 위기를 딛고 야심작인 갤럭시노트8을 내놓는 등 사세 확장을 하고 있는 데 대해 NYT가 날 선 견제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CNN방송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세기의 재판'으로 회자되고 있다면서 "재판의 날이 다가왔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지만 이번 1심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삼성의 거대한 전자 비즈니스에 대한 전망은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 구속 중에도 삼성전자가 경쟁업체인 애플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내고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4~6월 연결 기준 확정실적으로 매출 61조 원, 영업이익 14조700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영업이익·순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부회장이 유죄를 받을 경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리더십 부재'가 장기화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도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4년 쓰러진 이후 이 부회장이 효과적으로 (삼성전자를) 지휘를 해왔다면서, 일부 투자가는 이 부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 기간이 길어지면 중요한 결정을 할 사람이 없는 '리더십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판결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검찰이나 삼성 측의 항소, 상고로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종 결론은 내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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