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중국기업 '항변'…"北과 지난 2년간 거래 없었다"

입력 2017-08-24 17:27
美제재 중국기업 '항변'…"北과 지난 2년간 거래 없었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에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기업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미 재무부는 22일 밍정국제무역, 단둥리치어스무역, 단둥지청금속, 진호우국제지주, 단둥티안푸무역 등 5개 중국 기업을 비롯한 기관 10곳과, 중국, 러시아, 북한의 개인 6명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단둥리치어스(丹東富地)무역이 북한에서 핵 개발을 담당하는 원자력총국이 운영하는 금산무역에서 바나듐 광석을 수입했다고 밝혔다.

단둥리치어스 매니저인 리샤오광은 제재 소식을 듣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우리는 북한과 2년 전에 거래를 중단했으며, 지금은 중국 시장에서 원예 도구만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리샤오광에 따르면 단둥리치어스는 건축 자재를 북한에 판매하고 바나듐으로 만든 제품을 수입했을 뿐이며, 모든 수입은 세관의 통관 절차를 거쳐서 했다. 이마저도 대북 제재가 심해지자 2년 전 중단했다.



제재 대상인 5개 중국 기업 중 진호우국제지주, 단둥지청금속, 단둥티안푸무역 등 5곳은 중국에서 거의 5억 달러어치의 석탄을 수입했다고 미 재무부는 발표했다.

진호우국제지주는 석탄, 경질 코크스, 고무 등을 거래하며, 해운, 창고, 투자업도 영위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재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 중 유일한 개인인 치유펑은 단둥지청금속의 매니저로서, 회사 영업망을 이용해서 북한의 이익을 위한 대량 구매, 송금, 기타 거래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서부 신장(新疆) 지역의 2015년 검역·검사 자료는 치유펑이 북한 석탄의 수령인이었음을 밝혀준다.

홍콩에 소재한 밍정국제무역은 북한의 외환 거래 은행이 미국과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데 대리인으로서 도움을 줬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를 비판한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의 행동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미·중 양국이 유관 문제에 대해 상호 신뢰와 협력을 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면서 "우리는 미국 측이 즉각 잘못된 행동을 중단하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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