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한 액션 돋보이는 '여성판 007'…영화 '아토믹 블론드'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여름 무더위의 끝자락을 시원하게 날려버릴 통쾌한 액션 영화가 극장가를 찾는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아토믹 블론드'는 할리우드의 액션퀸으로 떠오른 샬리즈 시어런의 걸크러시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다. '007' 시리즈, '본' 시리즈' 또는 '킹스맨'의 여성 버전쯤 될까. 여주인공이라고 얕봤다가는 예상보다 높은 액션 수위에 얼얼함을 느낄 수 있다.
배경은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바로 전날. 영국 정보기관 MI6의 요원을 살해하고 전 세계 스파이 명단을 훔쳐 달아난 이중 스파이를 잡기 위해 MI6의 또 다른 비밀 요원 로레인(샬리즈 시어런 분)이 베를린으로 급파된다.
로레인은 MI6 베를린지부장 퍼시벌(제임스 매커보이)의 도움으로 임무 수행에 나서지만, 퍼시벌의 수상쩍은 행동에 의심을 품는다.
스턴트 전문가 출신으로, '존 윅' 시리즈를 연출한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장기인 액션에 가장 큰 공을 쏟았다. 감독의 연출력과 시어런의 카리스마가 만나 새로운 액션의 향연을 펼쳐 보인다. 시어런은 각종 격투술은 물론 총격신, 자동차 추격신 등 강도 높은 액션을 직접 소화해냈다.
이 영화의 백미는 시어런이 한 건물계단에서 자신보다 덩치 큰 두 명의 무장 괴한과 격투를 벌이는 대목. 10여 분에 달하는 롱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은 살벌함을 넘어 숨막히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 외에도 얼음이 한가득 담긴 욕조에 들어가 잘 단련된 등 근육을 드러내는 장면이나, 흰색에 가까운 금발 머리에 선글라스를 끼고, 흰색 트렌치코트로 차려입은 모습에서도 시어런의 강렬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스타일도 독특하다. 붉은 조명 아래 영국 밴드 뉴오더, 퀸의 음악 등 팝 사운드가 시종일관 흘러나와 마치 뮤직비디오나 홍콩 누아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야기도 실타래처럼 꼬여있다. 아군과 적군이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고, 속고 속이는 일이 다반사인 스파이 세계를 그린 만큼, 반전을 거듭한다.
스파이 영화에서 흔히 있는 남성 요원과 여성 요원의 멜로 라인은 없다. 대신 여성 요원끼리 깊은 관계를 형성한다. 영화 '23아이덴티티'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제임스 매커보이가 로레인을 경계하는 M16베를린 지부장 퍼시벌 역을,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미이라'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소피아 부텔라가 프랑스 요원 라살로 출연했다.
이 영화는 2012년 출간된 그래픽 노블 '콜디스트 시티'가 원작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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