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부작용 논란에 '기저귀는 안전할까'…케미포비아 확산

입력 2017-08-24 15:12
수정 2017-08-24 17:37
생리대 부작용 논란에 '기저귀는 안전할까'…케미포비아 확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촉발된 소비자들의 불안감(케미포비아)이 생리대뿐만 아니라 아이 기저귀까지로 확산하고 있다.

24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생리대 부작용에 이어 아이 기저귀 안전을 묻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기저귀는 영·유아들이 매일 필수적으로 쓰는 제품인 만큼 아이를 둔 엄마들의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여성은 "'릴리안' 생리대 제조사에서 기저귀도 만들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란에 이어 생리대까지 왜 다 안전하지 않은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여성은 "기저귀 흡수력이 좋을수록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갔을 것 같다"며 "생리대는 한 달에 1주일 쓰지만, 아이들은 기저귀를 365일 차고 있어 더 위험한 것 아닌가 싶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여성은 "기저귀가 생리대보다 더 걱정이다"며 "외출할 때 외에는 집에서 천 기저귀를 삶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생리대 유해성분 얘기는 나오는데 기저귀는 아무 얘기가 없어 답답하다'거나 '앞으로는 독일 기저귀만 써야 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비자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생리대와 기저귀의 원리와 목적이 습기를 흡수하는 것으로 비슷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생리대에 들어있는 유해한 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의 경우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 부분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이 기저귀에도 생리대와 비슷한 접착제 부분이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기저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프랑스의 한 잡지에서 피앤지 기저귀 '팸퍼스' 일부 품목에서 살충제 성분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보도하면서 국내에서도 기저귀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검사 결과 국내에 유통되는 피앤지 기저귀에서는 살충제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 후 생리량이 줄고 생리통이 심해진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졌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곧바로 품질 검사에 들어갔다.

깨끗한나라는 결국 23일 전 제품을 환불해주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미 오랫동안 이 생리대를 사용해온 소비자들은 이번 사태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될까 걱정하고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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