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 추미애…탄핵부터 정권교체까지 숨가쁜 1년
정권교체·黨지지율 50% 고공행진…"강한 민주당 기틀 마련"
"협치·당내소통 부족" 지적도…정기국회·지방선거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7일 취임 1주년을 기점으로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당 대표로서의 공과(功過)가 재조명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추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부터 조기 대선까지 격변하는 정치 지형에서 민주당의 단일 대오를 견고하게 이끌면서 정권교체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과의 협치가 아쉬웠다는 의견과 함께 당 운영 과정에서 주변 인사들과 간간이 불협화음이 불거져 소통에 좀더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추 대표가 2년 차를 맞아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정기국회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아울러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가 이후의 정치적 입지를 가를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 정권교체·黨 지지율 고공행진…"강한 리더십 보여줘"
지난해 '8·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추 대표는 숨돌릴 틈도 없이 계속되는 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주당을 지휘해야 했다.
취임 직후 곧바로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가 터져 나왔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추진되면서 국회에서 여야는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추 대표는 국회에서는 제1야당 대표로서 탄핵을 이끄는 동시에 광장에 나가서는 촛불 민심과 보조를 맞췄다.
또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후에는 곧바로 조기대선 국면이 펼쳐지면서 당내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일을 맡았고, 경선 이후에는 문재인 대통령 선대위의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4일 "이런 큰일을 겪으며 민주당이 별다른 잡음 없이 단일 대오를 유지한 데에는 분명 추 대표의 강력한 리더십이 큰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번 대선 때는 지난 2012년 대선 때와는 다르게 당이 혼연일체가 돼 선거를 치렀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정부는 민주당 정부'라고 말했을 정도"라며 "그만큼 당의 위상도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 측의 다른 인사는 "민주당은 대선 이후 50% 이상의 지지율 고공행진을 기록하며 '강한 정당'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추 대표가 당 수장의 역할을 잘한 셈"이라고 말했다.
◇ 일각선 "협치·당내소통 아쉬워"
다만 일각에서는 추 대표가 소신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이따금 주변과 소통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대표는 취임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려다가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계획을 취소했고,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에는 박 전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성사 직전 당내 반발로 이를 철회했다.
원내지도부와의 '호흡'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일자리 추경' 처리 과정에서 정족수 미달 사태가 난 것을 두고, 추 대표가 "원내지도부의 판단 미숙이자 잘못이고 패착"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냉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내소통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불거진 정당발전위 논란도 결국 소통 부족에서 기인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당발전위 문제가 잘 봉합된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이 소통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국민의당의 '문준용씨 의혹제보 조작 사태'와 관련해 추 대표가 '머리 자르기' 발언을 하면서 국민의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과격한 표현으로 야당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 집권여당 과제 수두룩…정기국회·지방선거 시험대
정권교체를 위해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낸 추 대표는 남은 1년 동안은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도 개혁 작업을 힘있게 추진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우선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정의 주도권을 쥐고서 민생·개혁 법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입법하느냐가 당면 과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다른 정당과 잘 협치를 하는 것은 물론 청와대와도 생산적인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정기국회 이후에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추 대표의 리더십은 확실한 검증을 받게 되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도, 반대로 힘이 빠질 수도 있다"며 "추 대표 개인의 정치적 위상 역시 지방선거 결과에 크게 좌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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