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의 눈물'…8이닝 퍼펙트→9회 노히트→10회 굿바이포(종합)
완벽한 투구 펼치다 10회말 99구째에 통한의 끝내기 홈런 허용
힐 "내 탓이다"…해리슨 "기회 올 거라 믿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좌완 선발투수 리치 힐(37)이 8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힐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벌인 2017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0-0으로 맞선 연장 10회 말 선두타자 조시 해리슨에게 끝내기 좌월 솔로포를 맞고 패전했다.
시즌 5패(9승)째.
힐은 8회까지는 단 하나의 안타와 사4구, 실책도 허용하지 않고 피츠버그 타선의 진루를 '퍼펙트'로 틀어막았다. 삼진을 10개나 잡아냈다.
하지만 9회말 선두타자 조디 머서를 3루수 실책으로 내보내면서 퍼펙트 행진은 깨졌다.
머서의 타구는 3루수 로건 포사이드의 글러브를 맞고 크게 튀었다. 포사이드가 공을 다시 줍는 사이 머서는 1루에 안착했다.
다음타자 크리스 스튜어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지만, 힐은 침착하게 호세 오수나를 3루수 땅볼, 스타를링 마르테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 이닝을 끝냈다.
9이닝까지는 '노히트노런'이었다.
다저스 타선이 터지지 않는 바람에 경기는 연장으로 들어갔다.
이전까지 95개의 공을 던진 힐은 10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힐은 해리슨을 상대로 초구에 헛스윙을 유도한 뒤 볼 2개를 던졌다. 그러나 4구째 시속 약 142㎞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솔로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99개의 공으로 단 하나의 안타만 허용한 힐은 0-1 패배의 책임을 떠안고 패전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노히트노런이 연장 끝내기 홈런으로 무산된 것은 이번이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또 퍼펙트게임이 9회 이후 실책으로 무너진 것도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다.
9이닝 이상을 던지며 안타 1개 이하, 볼넷 0개를 기록하고도 패전한 투수는 힐이 1906년 레프티 라이필드(피츠버그) 이후 처음이다.
힐은 지난해 9월에도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7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다가 손가락 물집 문제를 걱정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판단으로 8회 이후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힐은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7회까지 퍼펙트를 하고도 8회에 교체된 선수로 남았다.
피츠버그는 선발투수 트레버 윌리엄스(8이닝 7피안타 4볼넷 5탈삼진), 펠리페 리베로(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후안 니카시오(1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가 다저스의 득점을 막았다.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해리슨은 "우리에게 기회가 있으리라 믿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다저스 담당 앤디 매컬러 기자는 힐이 경기 후 "내 책임이다. 그 하나의 나쁜 공 때문에"라며 자책했다고 트위터로 전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