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서구적이었던 옛 카불 사진으로 트럼프 설득"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속하는 데 부정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극적 개입으로 대(對)아프간 정책 방향을 선회한 데에는 서구적이었던 옛 아프간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현역 육군 중장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프간이 희망이 없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고자 1972년 아프간 수도 카불의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 한 장을 제시했다.
사진 속에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카불 시내를 활보하던 아프간 여성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 사진을 들어 아프간에도 서구식 규범이 존재하던 때가 있었고 이렇게 되돌릴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득했다.
실제로 아프간은 1970년대 말 공산정권이 수립되고 이에 항거하는 이슬람주의 게릴라들이 결집하기 이전에는 사회적으로 서구 문물에 그다지 배타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새로 임명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동참했다.
해병대 대장 출신인 켈리 비서실장은 그의 아들이 2010년 29살때 해병대 장교로 아프간전에 참전했다가 지뢰가 폭발해 사망한 바 있다.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군'(출신 참모)들과 대화를 통해 아프간에서 완전 철군을 결정하면 여러 생명과 미국의 이익, 동맹국, 우호적인 아프간인들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인 2012년 아프간 전쟁을 "완전한 재난"이라고 부르며 "우리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듬해에는 "아프간에서 즉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1일 버지니아 주(州) 알링턴 포트마이어 기지에서 전국으로 생중계된 TV 연설을 통해 자신의 대(對) 아프간 전략을 밝히면서 "이기기 위해 싸우겠다"면서 적극적인 개입을 선언하고 추가파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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