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이매진] 숲·계곡 풍치 빼어난 '푹' 쉴 만한 곳
울진 불영계곡 통고산 자연휴양림…태곳적 신비 간직
(울진=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경북 울진의 불영계곡(佛影溪谷)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한다.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까지 15㎞에 걸쳐 흐르는 계곡의 바닥과 양쪽 절벽에는 흰빛을 띠는 화강암이 풍화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계곡 물이 굽이쳐 흐르면서 곳곳에는 폭포와 소(沼)를 만들어 놓았다. 여느 계곡처럼 산속에 파묻혀 있는 것이 아니라 36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불영계곡은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국가지정문화재(명승 6호)로 지정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이기도 하다.
불영계곡 최상류에 위치한 통고산(通古山ㆍ1,067m)은 금강소나무 숲이 멋진 명산이다. 전설에 의하면 고대 부족국가인 실직국의 안일왕이 다른 부족에게 쫓겨 이 산을 넘을 때 고개가 너무 높아 통곡했다 하여 통곡산(痛哭山)으로 불리다가 이후 통고산(通古山)으로 이름이 굳어졌다.
불영계곡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통고산 자연휴양림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푹 쉴 만한 휴양공간이다. 겹겹이 S자를 그리며 이어지는 36번 국도를 가다 보면 통고산 자연휴양림 입간판을 만난다.
이곳에서 애림교를 건너 매표소를 지나 2㎞의 계곡을 따라가면 야영장과 숲속의 집, 연립동, 산림문화휴양관, 목공예체험장, 족구장 등이 들어서 있다. 통고산에서 발원한 심미골 계곡은 불영계곡의 축소판으로 '소(小)불영사계곡'이라 불릴 만큼 숲과 계곡이 멋진 풍경화를 그려낸다. 특히 물놀이가 가능하도록 보를 만들어 아이들의 물놀이에도 안성맞춤이고, 뗏목타기도 체험할 수 있다.
통나무집과 야영장에서는 사시사철 계곡을 넘쳐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숲속의 집 '초롱꽃'은 계곡 바로 옆에 단독으로 떨어져 있어 호젓하게 하룻밤을 즐길 수 있다. 제1야영장의 112번 덱은 주변 덱과의 간격이 넓을 뿐만 아니라 계곡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목공예체험장이 있는 광장에는 산솜다리, 쥐오줌풀, 매발톱꽃, 기린초, 노루귀, 할미꽃, 꿩의 바람꽃, 제비동자꽃 등의 사진이 전시돼 생태 학습에 도움이 된다.
곧게 뻗은 금강송과 노거수가 즐비한 자연숲관찰로(1.4㎞)와 등산로(6.7㎞)는 산림욕을 즐기기에 최적이다. 자연휴양림 정상에 있는 통고산은 가을이면 울긋불긋 타오르는 단풍이 매력적이고, 일출 또한 매력을 발산한다. 제3야영장 주차장에서 통고산 정상까지는 1시간 40분 정도 걸려 등산 시간은 3시간 남짓 정도 소요된다.
자연휴양림 인근에는 신라 진덕여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불영사, 천연석회암 동굴인 성류굴, 관동팔경 중 하나인 월송정, 전국 최고의 자연 용출 온천수인 덕구온천, 맑은 계곡과 금강송 자생지로 유명한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이 있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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