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엄마는 페미니스트·풍경의 감각

입력 2017-08-23 11:57
[신간] 엄마는 페미니스트·풍경의 감각

다윈의 핀치·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엄마는 페미니스트 =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쓴 나이지리아 작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페미니즘 에세이.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15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성 역할'은 완벽한 헛소리라고 가르칠 것',''유사 페미니즘'의 위험성에 주의할 것','흔히 쓰이는 표현에 대해 의구심을 갖도록 가르칠 것','결혼을 업적처럼 이야기하지 말 것', '호감형이 되는 것을 거부하도록 가르칠 것', '일찍부터 성교육을 할 것' 등이다.

작가는 페미니즘의 전제는 '나도 똑같이 중요하다'가 되어야 하며 '∼를 반대로 뒤집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음사. 황가한 옮김. 108쪽. 9천800원.

▲ 풍경의 감각 = 프랑스인 티에리 베제쿠르와 한국인 이나라 부부가 각자의 관점에서 파리와 서울의 사회와 문화적 풍경들을 읽어낸다.

1부에서는 프랑스인 남편의 시각이 그려진다. 2014∼2015년 한국에 머물렀던 그는 한국의 다리(교량)와 카페, 결혼 문화, 묘지, 교회와 사찰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서울의 모습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다.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영화와 문화에 대한 글을 쓰고 가르치는 아내는 '공동체를 키워드로 두 도시를 이야기한다. 기차 여행, 꽃, 시장, 테마파크, 랜드마크 같은 개념들로부터 도시와 사람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다.

제3의공간. 류은소라 옮김. 328쪽. 1만6천원.



▲ 다윈의 핀치 = 40여년간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새 '핀치'를 연구해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증명한 피터 그랜트와 로즈마리 그랜트의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갈라파고스 군도에는 참새와 비슷한 새 '핀치'(finch)가 있다. 발견자인 다윈의 이름을 따 '다윈 핀치'로 불리는 이 새는 지금까지 18종이 알려졌는데 생활방식에 따라 부리 모양이 다르다.

진화생물학자인 그랜트 부부는 핀치의 부리 모양이 다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1973년부터 40여년간 갈라파고스 군도의 대프니 메이저섬을 찾아 핀치를 관찰했다.

그 결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식생이 변하자 그에 따른 자연선택으로 핀치의 몸집과 부리가 변했음을 확인해 다윈의 진화론을 증명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국립생태원에 '다윈의 길'과 함께 '그랜트 부부의 길'이 조성돼 있다.

다른세상. 엄상미 옮김. 280쪽. 1만4천800원.

▲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 = 드와이트 E. 노이엔슈반더 엮음.

영국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94)이 후학들과 20여년간 과학과 기술, 삶과 종교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묶었다.

다이슨은 양자전기역학 이론의 기초가 된 '슈뢰딩거-다이슨 방정식'을 발견했고 핵폭탄을 추진체로 하는 행성간 탐사선 개발 프로젝트인 '오리온 계획'에 참여해 시험비행체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1993년 미국 서던내저린 대학의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 강좌의 수강생들이 다이슨에게 정부의 핵 정책, 일반 과학기술과 환경지속가능성, 과학과 종교의 역할에 대해 편지를 보냈다.

다이슨은 학생들의 편지에 흔쾌히 답장을 보냈고 이후 20여년간 이 강좌를 통해 학생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생각을 공유했다.

생각의길. 하연희 옮김. 584쪽. 2만2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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