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SLBM '북극성-3형'·ICBM급 '화성-13형' 정보 노출(종합2보)

입력 2017-08-23 22:51
수정 2017-08-23 23:00
北, 신형 SLBM '북극성-3형'·ICBM급 '화성-13형' 정보 노출(종합2보)

김정은 시찰사진에 등장…신형 미사일 발사 '간접 위협' 의도 분석

북극성-3형 재진입 모의실험도 시사…전문가 "보여줄 것 더 남았다는 엄포"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그동안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화성-13형' 미사일 관련 정보를 23일 관영매체를 통해 노출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사진에는 관계자들과 대화하는 김 위원장의 오른쪽 벽면에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고 적힌 설명판이 붙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설명판에는 수직발사관 안에 담긴 북극성-3형 미사일을 그린 도면과, 앞부분 글자가 가려진 채 '…입 모의시험 후'라고 적힌 탄두 추정 물체 등이 그려져 있다.

탄두 추정 물체는 작년 3월 북한이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환경 모의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탄두 추정 물체와 형태가 흡사해, 북한이 북극성-3형과 관련해 재진입 모의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3형 미사일과 관련된 내용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고체연료 기반인 SLBM과 이를 개조한 지대지 미사일에 '북극성'이라는 이름을 붙여왔다. 지난해 8월 SLBM인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올해 2월에는 이를 지대지로 개조한 '북극성-2형'을 발사했다.

일단 '수중전략탄도탄'이라는 표현으로 미뤄볼 때 북극성-3형은 지대지 미사일이 아닌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신형 SLBM으로 추정된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직경을 늘린 신형 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SLBM의 발사 플랫폼을 개조하는 시간이 (앞 미사일 발사 후) 통상 1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신포 일대 위성사진 분석 등을 근거로 북한이 SLBM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성능을 개량한 SLBM 발사에 곧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보도를 통해 간접 위협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같은 사진의 왼쪽 벽면에는 '화성-13'이라고 적힌 또 다른 미사일 설명판이 보인다.

화성-13형이라는 이름이 북한 매체를 통해 직접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ICBM급인 KN-08(미국식 명칭)에 화성-13형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었으며,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그 개량형인 KN-14를 선보인 바 있다.

설명판에 그려진 미사일 구조도에는 '3계단발동기', '2계단발동기', '1계단발동기'라는 설명과 함께 추진체가 3단으로 분리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에 따라 화성-13형 미사일은 3단 로켓인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오늘 공개된 장소(화학재료연구소)는 고체연료 엔진(부품 소재)을 개발하는 곳"이라며 "북한이 고체연료 ICBM 개발 의도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미사일 탄두와 고체연료 엔진 분출구 재료로 '3D 탄소'가 이용된다고 언급하면서 "3D 복합재료뿐 아니라 4D(복합재료)도 빨리 개발하여야 한다"는 김정은의 발언 자료도 사진으로 노출했다. 이는 3차원 직물인 3D탄소보다 강도가 높은 소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관련사진을 노출한 북한의 의도와 관련,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남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능력이 고도화될 것'이라는 위협과 엄포로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한미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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