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농민단체, 쌀 우선지급금 납기연장·자율납부 합의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지난해 쌀값 폭락으로 초래된 사상 초유의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회수'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농민단체가 지급금 환급의 납기 연장과 자율 납부에 합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4일 서울 aT센터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쌀생산자협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등 쌀 관련 4개 단체 및 농협중앙회와 '2016년산 쌀 우선지급금 환급 해결 협약식'을 한다고 23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정부는 환급금 납부기한을 8월 말에서 12월 말까지로 연장하고 지연이자 부담 없이 농업인들이 자율적으로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환급사태 발생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환급사태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나 농업인에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기로 했다.
농업인단체는 농업인들의 환급금 자율 납부에 협력하기로 했다.
우선지급금은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를 농가에서 매입할 때 그해 수확기 쌀값이 확정되기 전 미리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정부는 수확기(10∼12월) 쌀값이 확정돼 최종 매입 가격이 정해지면 우선지급금과 공공비축미 매입 가격의 차액만큼을 정산하게 된다.
이 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줄곧 우선지급금보다 최종 매입가가 더 높게 확정돼 정부가 농민에게 모자란 만큼을 더 지급해왔지만, 지난해 산지 쌀값이 21년 만에 13만 원(80㎏) 아래로 주저앉으면서 공공비축미 매입 가격 역시 예년보다 낮게 결정됐다.
사상 처음으로 농민들이 미리 받은 돈의 일부를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양곡관리법,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시가매입 원칙에 따라 우선지급금 환급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에 따라 환급을 추진해 왔다.
반면 농업인단체는 정부가 쌀값 정책 실패의 책임을 농민에게만 물으려 한다며 환급을 거부해왔다. 이달 21일 기준 환급률은 68%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한 바 있으며,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역시 농민 입장에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었다.
이번 협약식은 우선지급금 환급사태를 둘러싼 정부와 농업인단체간 갈등 상황을 마무리 짓는 자리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번 협약 체결은 정부, 농협 및 농업인단체가 갈등 상황에서 이해관계 조정을 통해 원만한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2017년산 쌀값 회복을 위해 농업인단체, 농협 등과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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