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핵심수뇌부 "한국방어 모든역량 제공…외교가 중요"(종합2보)

입력 2017-08-22 17:12
수정 2017-08-22 17:16
미군 핵심수뇌부 "한국방어 모든역량 제공…외교가 중요"(종합2보)

오산기지서 전략사령관 등 3인 공동기자회견…강력한 대북 경고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외교적 해결 중요…군사력으로 뒷받침"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 미국 태평양사령관, 전략사령관, 미사일방어청장 등 미군 핵심 수뇌부가 22일 한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강력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공군 대장)은 이날 경기도 오산기지에서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공군 중장)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방어를 위해 미 전략사령부가 가진 우주, 사이버, 억제, 미사일방어 등 모든 역량을 한미연합사령부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괌 등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패트리엇 등 미사일방어 자산을 거론하고 "우리의 미사일방어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튼 사령관을 포함한 미군 수뇌부 3명은 한미 양국 군이 21일 시작한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참관차 한국을 방문 중이다. 기자회견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도 참석했다.

하이튼 사령관은 장거리전략폭격기를 포함한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를 담당한다. 태평양 작전 지역을 관할하는 해리스 사령관은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지휘하며 그리브스 청장은 미사일방어(MD) 전력 증원에 관여한다.

유사시 한반도 안보에 중요한 결정권을 가진 이들 3명의 미군 수뇌부가 동시에 한국을 방문한 것도 극히 이례적이지만, 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은 더욱 이례적이다.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최근 존 S. 매케인함 사고로 미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작전을 중단한 것과 관련, "미국이 지역 방어를 못할 것으로 인식한다면 무모한 일"이라며 "미 해군은 언제든지 한반도와 지역을 방어할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그는 이지스구축함 작전 중단에도 "미국과 동맹국 보호는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국들을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태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우리가 방어하는 지역에 떨어지는 어떤 미사일도 파괴할 능력을 갖췄음을 확신한다"며 "방어 지역이 아닌 곳에 떨어지는 미사일을 굳이 자산을 낭비해가며 요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은 "패트리엇과 같은 자산은 디자인부터 시험에 이르기까지 많은 검증을 거친 미사일방어 역량"이라며 "우리의 방어를 위해 모든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 함께 참석한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미 연합훈련의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관한 질문에 "훈련을 통해 군사적 옵션을 보다 준비되고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연습이 필요 없는 상황이 올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며 일축했다.

해리스 사령관을 비롯한 미군 수뇌부는 유사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 발사대 2기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억제 의지를 과시했다.

동시에 이들은 군사적 대응보다는 외교적 해법을 내세우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현재 한반도에서 북한 김정은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외교적 해결 방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강력한 외교 수단은 강력한 군사력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는 군사력으로 외교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브룩스 사령관도 "북한의 위협은 실질적으로 치명적이며 우리가 대응할 때 북한도 큰 손해를 볼 것"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수단을 이용해 상황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미 연합훈련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김정은이 옳은 선택을 내리기 바란다"며 북한의 정책 전환을 압박했다.

해리스 사령관을 비롯한 미군 수뇌부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헬기에 올라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방문했다. 이들은 기지 시설을 둘러보고 미군 장병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사드 기지 방문은 발사대 4기의 기지 추가 반입을 포함한 사드의 완전 배치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에 대응해 경북 왜관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에 보관 중인 발사대 4기의 성주 기지 임시배치를 추진 중이다.

국방부는 주민 설득을 거쳐 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하고 2차 공여 부지를 포함한 약 70만㎡ 부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사드의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