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도 제몫하네"…SK텔레콤 AI '누구 미니' 체험기
4만9천원대 가성비 합격점…커피숍에서도 반응
'우울해'라고 말하니 산책 제안…배터리 체감 수명은 짧아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SK텔레콤이 최근 선보인 이동형 인공지능(AI) 기기 '누구 미니'는 기존 AI 기기 '누구'의 절반 이하 크기와 가격대(특별가 4만9천900원)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주말(19∼20일) 동안 사용해보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는 합격점을 줄 만했지만, 이동형 기기라기에는 배터리 체감 수명이 짧아 아쉬움을 남겼다.
외양은 이동형으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높이 6㎝, 지름 8㎝)에 무게(219g)도 가벼워 여성용 핸드백에도 충분히 들어갔다.
충전만 돼 있다면 집안 곳곳에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었고, 3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도 목소리를 인식했다.
사람이 많은 커피숍에서도 시험해보니 제법 소음이 있는 공간이라 하더라도 목소리를 크게 하면 반응했다.
하지만 정작 기기 자체에서 음악이 재생 중일 때는 호출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자체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량이 음성 인식을 방해하는 듯했다.
음질은 만족스러웠다. 스피커 출력이 기존 누구의 5분의 1인 3W에 불과했지만, 집 안에서 듣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SK텔레콤이 강조하는 감성 대화 기능을 시험해봤다.
'심심해'라고 말하니 '무드등 윙크를 봐주세요'라며 무드등을 깜빡거리거나 'OX 퀴즈를 해보자'며 '동그라미'나 '엑스'로 답할 수 있는 간단한 퀴즈 문제를 냈다.
'우울해'라고 하니 '산책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비 오는 밤 11시였다는 점까지 고려하지 못해 아쉬웠다.
'너는 어떻게 생겼니?'나 '나 예뻐?'라는 질문에는 '적절한 답변 찾지 못했다'며 위트가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간단한 정보 검색은 위키피디아 사이트를 통해 가능했다.
다만 '위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검색해줘'처럼 명령어를 명확히 해야 하고, 텍스트를 기계가 읽어주는 방식이라 내용이 길어지면 알아듣기 힘들었다. 단순히 '우리나라 대통령이 누구야?'라고 물으면 답을 찾지 못했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에 최대 4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3시간이 채 안 됐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배터리 사용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충전 케이블 길이가 80㎝에 불과해 전원과 가까운 곳에서만 충전이 가능한 점도 불만스러웠다.
okk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