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배운다" 고희에 박사 학위받은 땅심 연구가

입력 2017-08-21 17:22
"죽을 때까지 배운다" 고희에 박사 학위받은 땅심 연구가

흙살림연구소 석종욱 회장…톱밥 퇴비 보급·유튜브 동영상 제작 활동



(진주=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죽을 때까지 배우겠다'란 신념으로 고희(古稀)의 나이에 박사 학위를 받는 대학원생이 눈길을 끈다.

석종욱(70·부산시) 씨는 오는 25일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GNU) 국제어학원에서 열리는 2016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석 씨는 사단법인 흙살림연구소 회장과 땅심 살리기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40년간 지력 회복을 위한 땅심 살리기에 많은 힘을 쏟아 '땅심 살리기 전도사'로 유명하다.

그는 1982년 목재 가공 과정에 발생하는 부산물을 퇴비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톱밥 퇴비를 전국에 보급했다.

2013년에는 '땅심 살리는 퇴비 만들기- 석종욱이 들려주는 내 땅 살리는 퇴비제조법'이란 제목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평생 경험을 논문으로 정리해 우리나라 농업에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책을 발간한 그해 경상대 산학협동과정인 생물소재공학과 대학원 프로그램에 입학했다.

한국방송대학교 농학과(학사), 경북대학교 농업개발대학원(석사) 학위는 이미 받았다.

그는 대학원에 수학하던 2015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과 '친환경 퇴비 제조방법' 동영상을 공동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50년이 지나 외국어시험(영어)이 가장 어려웠다. 겨울방학 때 경상대 국제어학원에서 3개월 동안 학습해 어렵게 통과했다"며 만학도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힘들 때마다 '죽을 때까지 배운다', '뜻이 있는 곳이 길이 있다'는 말을 가슴에 새겼다"고 각오를 소개했다.

그는 '유기성 부산물 퇴비처리가 채소 작물의 뿌리혹선충 방제 및 생육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냈다.

이 논문은 잘 발효한 퇴비로 농사를 지으면 연작장해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는 퇴비 속에 유해 선충의 천적인 방선균, 곰팡이(트리코델마류), 퇴비 선충, 지렁이 등이 증식해 유해 선충을 없애 연작장해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논문에 실었다.

우리 농업에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논문에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석 씨는 "오래전부터 제가 해 온 경험에 이론을 더해 논문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그 꿈이 이뤄져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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