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대학살 기념일 막아라"…日의원들 캐나다 지자체에 의견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미국에서의 위안부 소녀상 설립을 방해했던 일본이 캐나다 지자체의 난징(南京)대학살 기념일 제정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 공작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朗) 전 중의원 부의장 등 자민당 의원들은 '난징대학살 기념일' 제정을 추진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의회에 "관계국 간에 바람직하지 않은 논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기념일 제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지난 6월 보냈다.
온타리오주 의회는 화교 출신의 쑤 웡(黃素梅) 의원의 제안으로 매년 12월13일을 온타리오주의 난징대학살 기념일로 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온타리오주는 캐나다 내 화교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2011년 기준 260만명)으로, 쑤 의원의 제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온타리오주는 중국 밖에서 처음으로 난징대학살 기념일을 제정한 지역이 된다.
난징 대학살은 1937년 일본이 중국 난징을 점령했을 때 벌어진 학살 사건이다. 중국은 40일간 30여만여명의 중국인이 살해됐다며 비판하고 있지만, 일본은 학살 사실은 인정하나 피해자 수는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역사 왜곡을 위해 해외 지자체에 적극적으로 자국의 의견을 밝히는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의 위안부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서도 있었다.
일본계 극우단체는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의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소송을 미국 연방대법원에 제기했고,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이례적으로 "글렌데일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보내기도 했다. 이 소송은 지난 3월 원고 패소로 끝이 났다.
난징대학살 관련 의견서 전달을 주도한 에코 전 부의장은 "중국계 시민이 중심이 된 기념일 제정 움직임에 대해 캐나다 현지의 일본인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위안부 소녀상, 징용공상의 설치 움직임과 연동한 반일활동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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