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세계4위' 안세현 '이젠 AG·올림픽 금메달'(종합)
21일 울산서 훈련 재개…현재 국가대표 아니라 선수촌서는 훈련 못해
10월 전국체전 마치고 다시 호주행
(서울·울산=연합뉴스) 배진남 김용태 기자 = '세계 4위'에 오르며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쓴 안세현(22·SK텔레콤)이 다시 물살을 갈랐다. 이제 그의 눈은 아시안게임(AG), 나아가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다.
안세현은 21일 오후 울산스포츠과학고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이달 1일 귀국한 안세현은 약 3주간 꿀맛 같은 휴식 시간을 가졌다.
안세현은 지난달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100m와 200m에 출전해 두 종목 모두 결승 진출하며 한국 수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먼저 접영 100m에서는 준결승(57초15)에 이어 결승(57초07)에서 잇달아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5위에 올랐다.
5위는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 여자 배영 50m의 이남은(8위)을 넘어서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
이어 접영 200m에서도 결승에 올라 7년 동안 깨지지 않던 한국 기록을 2분06초67로 새로 쓰면서 4위를 차지하고 한국 여자 선수 역대 최고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안세현은 세계선수권대회 두 종목 결승 진출과 세 차례 한국신기록 수립으로 후원사 SK텔레콤으로 포상금 5천만 원도 받게 됐다
이제 안세현은 내년 8월 18일부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는 2018년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다시 뛴다.
안세현 측은 장소가 여의치 않아 애초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길 바랐다. 하지만 안세현이 현재 국가대표 자격이 아니어서 입촌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통보를 받고 집이 있는 울산에서 훈련을 시작하게 됐다.
재정악화와 집행부 불법 비리 행위로 지난해 3월부터 대한체육회 관리를 받는 대한수영연맹이 작년까지는 1년 단위로 국가대표 선수단을 운영했으나 올해는 상·하반기로 나누면서 안세현의 국가대표 자격은 세계선수권대회까지였다는 것이 수영연맹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안세현은 다시 출발대 위에 섰다. 이제 당장 내년 아시안게임을 치를 때까지 안세현에게는 훈련의 연속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안세현은 오는 10월 20∼26일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하고 나면 바로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로 떠나 40여 일 동안 전담지도자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지휘 아래 훈련한다.
이어 12월 9∼15일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서 열릴 2017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에 출전해 훈련 성과를 점검하고서 돌아온다.
안세현은 내년 1월 말이나 2월 다시 호주로 건너가 담금질을 이어간 뒤 아시아게임 대표선발전 일정에 맞춰 귀국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개막이 가까워지는 내년 5∼6월부터는 인도네시아 인근 국가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다가 결전지 자카르타로 이동할 계획이다. 현재 태국, 싱가포르, 홍콩 등이 마무리 훈련장소 후보지로 꼽힌다.
안세현은 일단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출전한 종목 모두 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성장 속도와 올해 세계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아시안게임에서 끊긴 한국 여자수영의 '금빛 레이스'도 안세현이 다시 이어주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한국 여자 경영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3관왕(배영 100·200m, 개인혼영 200m), 1986년 서울 대회 2관왕(배영 100·200m)을 차지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를 시작으로 1998년 방콕 대회 조희연(접영 200m)에 이어 2010년 광저우 대회 정다래(평영 200m) 등 세 명뿐이다.
이날 1시간가량 50m 규격의 수영장을 왕복하며 몸을 푼 안세현은 "근력과 수영 감각이 떨어져 있어 한두 달 정도 힘들게 운동을 해야 정상 컨디션으로 몸이 돌아올 것 같다"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세계 3위 안에 드는 성과를 내고 싶다"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서고 싶다는 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과 내후년 세계선수권을 계단이라고 생각하고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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