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테러 핵심인물 2명 추적…"관광명소 성가족성당도 표적"

입력 2017-08-20 21:38
스페인 테러 핵심인물 2명 추적…"관광명소 성가족성당도 표적"

차량테러 운전자와 종교적 극단주의 심취하게 한 이슬람 성직자 추적

바르셀로나 성가족성당에선 국왕·총리 참석한 가운데 추모미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연쇄 테러를 수사 중인 경찰은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의 운전자로 지목된 용의자와, 테러범 일당을 극단적 폭력사상에 심취토록 한 것으로 보이는 이슬람 성직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스페인 내무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 등에 따르면, 경찰은 렌터카 업체에서 테러에 이용할 승합차 석 대를 빌리고, 이 중 한대를 직접 몰아 군중에 돌진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유네스 아부야쿱(22)을 쫓고 있다.

당국은 이와 함께 테러 이후 종적을 감춘 이맘(이슬람 성직자) '압델바키 에스 사티'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그가 10대 후반과 20대의 용의자들을 극단적 폭력사상을 주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그가 과거 마약 밀매에 연루되 4년간 복역한 적이 있으며, 지난 2004년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 저지른 마드리드 기차역 폭탄테러 용의자들과 접촉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그가 이미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하루 전인 16일 알카나르의 폭발 사고에서 사망했을 수 있다고 전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스페인 남부 알카나르의 한 주택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1명 이상이 숨지고 6명 가량이 다쳤다.

경찰은 테러 용의자들이 범행에 쓸 액체폭탄 TATP(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을 제조하다가 부주의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에 사용된 차량과 관련, 경찰은 핵심 용의자 아부야쿱이 자신의 신용카드로 렌터카 업체에서 승합차를 대여했다고 파악했다.

이 중 한 대는 지난 17일 바르셀로나 구도심의 람블라스 거리 차량 테러에 이용된 2t짜리 흰색 승합차다.

다른 한 대는 바르셀로나 북쪽 70㎞ 지점에서 리폴로 향하는 도로변에 버려진 채 발견됐다. 피레네산맥 산자락의 소도시 리폴은 체포되거나 사살된 이번 테러 용의자들이 거주해온 곳이다.

세 번째 승합차는 리폴 시내에서 발견됐다.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에 이어 캄브릴스에서 발생한 추가 테러에는 검은색 아우디 승용차가 이용됐으나 렌터카 업체에서 대여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테러범들이 고성능 액체폭탄을 승합차에 싣고 관광객 등 다중이 모이는 주요시설에서 폭탄테러를 벌이려 했으나, 16일 알카나르의 폭발 사고로 동료가 숨지자 계획을 급히 수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범인들이 차량폭탄으로 바르셀로나의 관광 명소인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르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스페인 온라인매체 엘 에스파뇰은 익명의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테러범들의 표적 1순위가 성가족 성당, 2순위가 람블라스 거리였다고 전했다.

스페인 경찰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성가족 성당이 연 400만 명이 찾는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명소라는 점에서 테러범들이 주요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

성가족 성당에서는 20일 오전 희생자를 기리고 평화를 비는 추모 미사가 대규모로 엄수됐다.

바르셀로나 대주교 후안 요셉 오멜라 추기경은 스페인 펠리페 국왕 부부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카탈루냐주 이슬람 지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집전한 미사에서 교황의 조전을 낭독하고,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조전에서 "잔인한 테러 공격은 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테러를 비난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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