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 11번 홀 이글이 우승 원동력…김소이는 17번 홀 치명타
공동 선두였던 17번 홀에서 김소이 트리플보기로 승부 갈려
(양평=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겁 없는 아마추어' 최혜진(18)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시즌에 2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11번 홀 이글이 결정타였다.
최혜진은 20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컨트리클럽(파71·6천541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이글 1개로 6언더파 65타를 기록해 최종합계 14언더파 199타로 우승했다.
아마추어 선수가 KLPGA 투어에서 시즌 2승 이상을 거둔 것은 1999년 임선욱 이후 이날 최혜진이 18년 만이다.
2라운드까지 1타 차 공동 3위에 올랐던 최혜진은 이날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4개를 몰아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3타 차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지만 김소이(23)가 9번부터 11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공동 선두로 추격했다.
자칫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최혜진도 11번 홀(파4)에서 이글로 맞불을 놨다.
이 홀은 1, 2라운드까지 404야드로 세팅됐으나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299야드로 거리를 줄였다.
그린에 공을 한 번에 보내 이글이 가능하도록 한 코스 세팅으로 마지막 날 변수를 더 많게 하려는 주최 측 의도였다.
그 의도를 제대로 살린 선수가 바로 아마추어 최혜진이 됐다.
최혜진은 이 홀에서 드라이브샷으로 공을 바로 그린에 올렸고 약 7.5m 거리에서 시도한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힘겹게 공동 선두까지 올라온 김소이를 가볍게 2타 차로 다시 따돌렸다.
생애 첫 승에 도전한 김소이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14번 홀(파3) 버디에 이어 16번 홀(파4)에서는 10m 가까운 긴 거리 버디 퍼트로 다시 공동 선두를 만들었다.
그러나 17번 홀(파4)에서 김소이가 스스로 무너지는 바람에 승부가 손쉽게 갈렸다.
김소이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오른쪽 벙커를 향하면서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공은 벙커 바로 옆 러프에 빠졌고 김소이의 세 번째 샷은 질긴 러프를 뚫지 못하고 공을 오히려 더 깊이 받아놓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김소이는 공을 드롭한 후 다섯 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으나 더블보기 퍼트마저 실패하며 이 홀에서만 3타를 잃었다.
11번 홀 최혜진의 이글, 17번 홀에서는 우승 경쟁을 하던 김소이의 트리플보기가 결국 최혜진의 '아마추어 2승'을 완성한 장면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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