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근로→노동' 법률용어 바꾸는 법안 12건 발의
"근로는 사용자 종속 수동적 개념…법 개정, 노동 존중 첫걸음"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모든 법률에서 사용하는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일원화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20일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 민주당 간사인 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근로'는 근로정신대에서 유래한 일제강점기의 유물"이라며 "국제노동기구와 세계 입법례에서도 근로자라는 용어는 쓰지 않고, 한자문화권인 중국·대만·일본 노동법에서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은 동등한 위치에서의 능동적인 행위를 말하지만, '근로'는 부지런하다는 뜻을 강조함으로써 수동적이고 사용자에게 종속되는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특히 박정희 정권이 1963년 '노동절' 명칭을 '근로자의 날'로 변경한 것에 대해 "노동을 이념적 언어로 불온시하고 모범 근로자 양성을 목적으로 한 사용자 중심 갑질 경제체제의 폐단"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고,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도 '근로자' 대신 '노동자'로 부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번에 박 의원이 발의하는 법안은 근로기준법, 근로복지기본법,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근로자 직업 능력 개발법,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진폐의 예방과 진폐 노동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최저임금법, 국민연금법 등 총 12개 법률의 개정안이다.
박 의원은 "노동법의 존재 이유는 갑과 을의 개념을 없애고 동등한 관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률용어와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이 노동이 제대로 존중받는 사회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을 개정할 때 헌법 제32조와 33조의 '근로' 개념을 '노동'으로 수정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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