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문화대혁명 하방 시절 책 출간…"1인 체제 정당성 포석"
관영매체, 19차 당대회 분위기 조성 위한 여론선전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문화대혁명 당시 농촌에서 고난을 겪었던 시기를 다룬 책이 출간됐다. 중국의 권력재편을 앞두고 시 주석 1인 체제를 강조하기 위한 여론전의 성격이 짙어보인다.
중국 공산당의 간부교육기관인 중앙당교 출판사는 '시진핑의 7년 지식청년 세월'이라는 제목의 실록을 출간해 전국 발매를 시작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책은 시 주석이 15세였던 1969년 1월 산시(陝西)성 옌촨(延川)현 량자허(梁家河)촌으로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 현장으로 보냄)돼 1975년 10월 베이징으로 복귀해 칭화(淸華)대 수학하기 전까지를 다루고 있다.
20편으로 나뉘어 각종 사진과 도표를 끼워넣은 책은 시 주석과 함께 하방됐던 지식청년들, 시 주석과 같이 기거했던 현지 주민, 시 주석과 교류했던 각계 인사 등 29명을 찾아 인터뷰했다. 이들을 통해 '심신의 고통과 역경, 배고픔, 곤궁함'을 이겨낸 시 주석의 경험과 성장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실제 시 주석의 문혁 하방생활은 개인적 고난을 이겨낸 정치인이자 일반 중국인과 뜻을 같이 하는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강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개혁의 의지와 함께 약자를 배려하는 서민적인 풍모를 다지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는 더 나아가 올 가을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1인 권력집중을 정당화하는 소재로도 삼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도 지난 3월 시 주석의 하방 생활을 다룬 3부작 다큐멘터리 '초심(初心)'을 방영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문혁 당시 부친 시중쉰(習仲勳)이 반당분자로 몰리면서 유배를 당하자 14살에 하방돼 7년간 산시성 농촌의 황토고원 토굴에서 지내며 농민들의 밑바닥 생활을 체험했다.
통신은 이 책이 청년들의 정확한 인생관 수립과 자아 발견을 위한 '살아있는 교재'이자 당원간부들이 당성을 다지고 소양을 제고할 수 있는 '교범'이며 국제사회가 중국의 최고지도자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 자료'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 개인에 대한 찬양과 함께 최근 중국 관영매체들은 19차 당 대회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선전전에 나서고 있다.
CCTV가 시 주석이 집권한 18기 체제의 성과를 선전한 10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끝없는 개혁 추진'(將改革進行到底)에 이어 또다시 대형 정치다큐멘터리 '법치 중국'을 방송할 예정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시 주석이 내세운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국가통치) 개혁의 성과와 전망을 다루게 될 전망이다.
다른 중국 매체들도 시 주석 집권 이래의 성과와 향후 전망을 조망하며 특집 기획기사를 보도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공산당의 핵심 선전매체인 CCTV는 이 두 편의 특집 다큐멘터리 외에 앞으로 경제, 외교 등에서 성취를 다루는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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