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공백 우버, 자사주 매각 추진…주주들에도 기회 부여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경영 공백을 맞고 있는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가 새로운 펀딩을 계획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2명의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우버는 지난해 6월에 달성한 680억 달러의 기업가치에 상응하거나 혹은 이를 넘는 수준의 가격으로 자사주를 매각, 10억 달러를 조달할 방침이다.
우버는 이와 함께 직원을 포함한 기존 주주들에게도 보유 주식을 매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장래에 기업공개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아진 시점이어서 기존 주주들로서는 현금화에 나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기존 주주들에게 허용할 매각 규모는 최대 10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의 보유주 매도는 우버의 경영 공백 상태가 감안된 시장 가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우버는 기존 주주들에게도 보유 주식 수에 비례해 추가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기업가치가 680억 달러를 다소 밑도는 만큼 이들이 보유한 전체 주식의 평균 단가는 낮아지는 셈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우버는 다음달에 매도할 자격을 갖춘 모든 주주들에게 공식으로 제안할 것을 목표로 펀딩 계획의 세부 사항을 다듬고 있는 상태다.
이번 펀딩은 성희롱 스캔들로 최고경영자(CEO) 트래비스 캘러닉이 퇴진했지만 기업가치는 훼손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려는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 극복 노력의 일환으로 주주 기반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 우버 이사회의 의도라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펀딩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우버의 주식 13%를 보유한 벤치마크의 영향력도 축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벤치마크는 캘러닉 CEO가 전격적으로 퇴진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벤처 캐피털이다.
우버가 펀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투자그룹 드래고니어, 사모펀드 제너럴 애틀랜틱 등이 투자를 제의한 데 뒤이은 것이다. 이미 일부 지분을 보유한 중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도 지분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우버가 68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유지하며 펀딩에 성공할 수 있다면 지난해 고가로 우버 지분 5%를 사들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체면을 살려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기존 주주들도 보유주의 가치에 대한 감가상각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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