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개정논의 '기싸움' …공동위 서울 개최, 한국 '선전'
미국의 자국 개최 요구에 한국 "협정문대로"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서울에서 열기로 양국이 합의하면서 개정 논의를 둘러싼 초반 기 싸움에서 한국이 먼저 점수를 딴 모양새다.
미국은 여론 효과 극대화 등을 노려 자국 개최를 주장해왔지만, 한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에 한발 물러섰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이미어슨 그리어 비서실장과 마이클 비먼 대표보 등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단이 오는 22일 공동위원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공동위원회 공동의장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방한하지 않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바쁜 일정 때문에 미국에서 영상회의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대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달 12일 한국 정부에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워싱턴 D.C. 개최를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끔찍한 거래'로 지칭한 한미 FTA를 '고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려면 미국에서 해야 여론의 관심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협상을 홈그라운드에서 하는 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협정문에 명시된 대로 한국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한미 FTA 협정문은 양국이 별도로 합의하지 않는 이상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는 요청을 받은 국가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서울 개최에 대해 "협정문에 그렇게 돼 있지 않은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서울에서 하는 게 미국 입장에서는 양보"라며 "당연히 우리가 미국으로 올 것으로 생각했을 텐데 우리가 강하게 나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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