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나치, 美·獨 간 역사적 연관성 가져"…獨언론 분석

입력 2017-08-18 01:09
"新나치, 美·獨 간 역사적 연관성 가져"…獨언론 분석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에서 신(新)나치 구호가 난무한 가운데, 미국과 독일 간에 나치즘이 역사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독일에서 나치즘을 주도적으로 만든 독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20세기 초 미국의 인종주의와 분리주의 정책이 나치즘의 모델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히틀러의 총통 취임 초기 만들어진 반유대인법인 뉘른베르크법은 미국의 흑백 분리법안인 짐 크로우법을 기초로 했다.

히틀러도 독일 작가 카를 메이가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쓴 독일인에 대한 이야기를 동경했다.

연구대학 '더 뉴 스쿨'의 파시즘 전문가인 페데리코 핀첼스테인은 도이체벨레에 "히틀러는 미국을 아리안족의 정복 역사에서 적합한 사례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이런 히틀러의 믿음은 아리안족의 혈통을 중시하는 미국의 신나치주의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에서 증오범죄를 연구해온 비영리재단인 '사우던 파버티 로 센터'는 히틀러를 존경하는 99개의 신나치 그룹이 유대인을 주적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들 단체의 상당수가 샬러츠빌의 폭력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샬러츠빌의 시위에 참석한 신나치 그룹은 나치의 대표적인 문양인 '스와스티카'(卍)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또한, 나치의 친위대장이었던 하인리히 힘러가 애호했던 '블랙선' 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는 등 나치 문양들이 판을 쳤다.

다만, 백인 극우단체들이 신나치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미국과 독일 간의 나치즘 연관성은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분위기라고 도이체벨레는 설명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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