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둥이' 한목소리…"더 많은 인문교류 필요"
공공외교포럼 토크콘서트서 수교 25년 양국관계 발전 제언
(제주=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베이징대에서 토론했는데 중국 청년들도 취업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민하고 있었어요. 취업, 결혼, 육아 등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같은 문제에 공감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류현석·동아대 중국학)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방문이 인상 깊었어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영상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나라들이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음을 느꼈어요."(장난·베이징대 한국어학과 석사과정)
한국과 중국 외교부가 17일 제주도에서 개최한 '제5차 한중공공외교포럼'의 '토크콘서트' 프로그램에 참석한 양국의 스물다섯 살 동갑내기 네 학생은 입을 모아 한중 간 더욱 다양한 형태의 인문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국이 수교한 1992년 태어난 강애리(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 류현석, 위지엔바오(퉁지대 정치와 국제관계학원 석사과정), 장난 학생은 앞서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성균중국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수교둥이' 교류행사에 참여, 서울과 베이징을 8박9일간 오가며 한중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장위안과 오정연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류현석씨는 지난 활동을 돌아보며 "한국과 중국 관계가 부부사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부부도 소통이 부족하면 서로의 생각을 모르게 되는데 한중관계 역시 비슷한 것 같다"고 짚었다.
장난씨도 "중국과 한국은 매우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렇게 깊이 이해는 못하는 것 같다"며 "'가깝지만 먼 나라'가 양국 관계를 설명하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양국 관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욱 활발한 인문 교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애리씨는 "한중간 보다 확대된 다양한 형태의 인문교류를 제안한다"며 "양국은 25년간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제도적으로 발전해왔는데, 이제 그 제도의 틈을 이을 이음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바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위지엔바오씨는 한중간 사드 등 갈등을 '성장통'에 비유하며 "양국 관계가 25년간 성장해 이제 현실적 문제를 맞닥뜨렸다. 여러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정치적 문제를 논할 때는 다소 심각해지다가도, 양국 대중 문화에 대해 얘기할 때면 목소리가 금세 밝아졌다.
위지엔바오씨는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봤다면서 "친구간 우정이나 이웃간 따스함이 강조되는 내용을 보면서 두 나라가 유사성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고, 장난씨는 배우 송중기의 팬이라며 "결혼한다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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