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동물원에 동물도둑…"식량난 때문에?"

입력 2017-08-17 15:43
베네수엘라 동물원에 동물도둑…"식량난 때문에?"

경찰, 식용 목적 도난 가능성 수사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베네수엘라의 한 동물원에서 멧돼지류 동물이 실종돼 경찰이 식용 목적으로 도난당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술리아 주 콜롬비아 국경 인근에 있는 술리아 시립 동물원에서 멧돼지와 비슷한 포유류인 페커리 2마리가 사라졌다.

베네수엘라 경찰은 누군가 페커리를 잡아먹으려고 도둑질한 것으로 추정하고 페커리 실종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술리아 지역 담당자 루이스 모랄레스는 "그들(페커리)을 먹으려는 의도로 데려갔다는 게 우리의 추정"이라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동물원 측은 최근 일주일간 일어난 동물 도난이 베네수엘라 식량난과 무관하며, 동물을 팔려는 마약상들이 주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레오나르도 누네스 술리아 동물원장은 "그들(마약상들)은 여기서 모든 걸 가져간다"며 동물 도둑들이 "잡아먹으려고 도둑질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저유가가 촉발한 경제 위기로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만성적인 식량 부족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국민이 늘어나고 사람들은 음식을 구하려고 쓰레기통까지 뒤지고 있다.

동물원들도 동물에게 먹이를 제대로 주지 못해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한 동물원에서는 지난 6개월간 동물 50여 마리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동물들이 굶주린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식량 위기가 우파 야권이 미국 도움으로 '경제 전쟁'을 벌인 결과라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