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이 밋밋해요"…계란 빠진 전국 학교 급식

입력 2017-08-17 13:16
수정 2017-08-17 13:32
"비빔밥이 밋밋해요"…계란 빠진 전국 학교 급식

살충제 계란 확산…시·도 교육청 식단 조정 지시

(전국종합=연합뉴스) '살충제 계란' 파문이 17일 확산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로 전국 대부분의 학교 급식에서 계란 반찬이 사라졌다.

시·도 교육청은 "계란의 안전성이 확인될까지 급식에 사용하지 말라"는 긴급 지침을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

각급 학교는 한 달 전에 짜놓은 식단에서 계란을 대체식품으로 바꾸느라 고심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 A초교는 개학 첫날 점심 식단이 비빔밥, 유부 미소국, 깍두기, 피칸파이, 우유였으나, 비빔밥에 계란을 뺐다.

이 학교는 이번 달 급식에 2차례 정도 계란이 반찬으로 오르거나 조리에 사용될 예정이나 상황을 보면서 식단을 일부 변경할 계획이다.

이 학교 영양 교사는 "조만간 함박스테이크가 예정돼 있는데 반죽 때 접착력을 높이고자 쓰는 계란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월말 계란말이 반찬은 조사 결과를 보면서 식단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수원 B고교도 식단에서 계란 반찬을 하나둘 빼고 있다.

오는 23일 예정된 삼색 비빔밥에 계란을 빼고 고기를 더 넣어 급식하기로 했다. 29일 수제 돈가스도 반죽 때 계란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이번 주 식단에는 계란이 쓰이지 않지만 문제는 조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친환경 계란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강원도 춘천 C고교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침 식사 때 제공하던 채소 계란찜을 연근 조림으로 바꾸고 김치 볶음밥에 얹는 계란 프라이도 뺐다.

D고교는 햄과 계란을 넣어 굽는 햄전 대신 계란을 뺀 햄구이로 바꿨다.

충남도 홍성 E초교는 사과 파이를 식혜로 대신했고 계란국을 된장국으로 바꾸기로 했다.

다른 지역 학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속속 개학하고 있지만 지난 14일 경기도에서 시작된 살충제 계란 파문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급식에서 계란 반찬을 찾아보기 어렵다.



전국 시·도 교육청은 농림축산식품부 전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급식 때 계란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계란 사용중단으로 생기는 영양 부족을 생선이나 육류 등으로 해결하도록 했다.

충남교육청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증명서를 발급한 농장의 계란 사용을 허용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들은 식재료 조달이 쉽지 않아 여전히 식단 변경에 고심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의 한 중학교는 "메뉴는 보통 한 달 전에 짜는데 갑자기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불안해하는 만큼 일단 계란 대체 메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용 이강일 김도윤 한종구 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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