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드업 장착하고 '씽씽'…장현식 "이젠 내 것 됐다"

입력 2017-08-17 10:40
와인드업 장착하고 '씽씽'…장현식 "이젠 내 것 됐다"

첫 선발 풀타임 시즌, 7승 6패 평균자책점 4.55

(광주=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와인드업은 야구를 상징하는 동작 가운데 하나다.

투수가 위력적인 공을 던지기 위해 양팔을 머리 위로 넘겼다가 힘껏 투구하는 동작인 와인드업은 야구의 역동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에는 와인드업 보는 게 어려워졌다.

와인드업은 동작이 커 도루 저지에 약점이 있다. 그래서 주자가 나가면 글러브를 가슴에 뒀다가 투구하는 세트포지션으로 던진다.

요즘에는 아예 투수들이 투구 밸런스 유지를 위해 주자가 없을 때도 세트포지션으로 던지거나 이마저도 생략한다.

이제는 한 경기에서 시구자만 와인드업으로 던지고, 실제 경기에서는 모든 투수가 와인드업 없이 투구하는 것까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장현식(22·NC 다이노스)은 KBO리그에 얼마 안 남은 '정통파' 와인드업 투수다.

작년까지는 특별한 준비 동작 없이 투구했던 장현식은 올해 최일언(56) 투수코치의 조련을 받아 와인드업을 장착했다.

장현식은 양손을 머리 뒤로 아예 넘기지는 않는다. 정수리까지만 올렸다가 힘을 모아 투구하는 '일본식' 와인드업이다.

일본프로야구의 명투수 에가와 스구루(62)를 상징하는 와인드업이기도 하다.

와인드업 장착 후 장현식은 어엿한 붙박이 선발투수로 자리했다.

2013년 NC 1라운드 지명으로 입단한 장현식은 이미 경찰청에서 군 복무까지 마친 선수다.

지난해 37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48을 거둔 장현식은 올해 붙박이 선발로 나서서 23경기에서 7승 6패 평균자책점 4.55로 활약 중이다.

특히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8회 1사까지 1-0 리드를 지키다가 비자책 2실점 하며 눈앞에서 완봉승을 놓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묵직한 직구가 일품인 장현식의 약점은 들쭉날쭉한 제구였다.

지난해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 깜짝 선발 등판한 장현식은 제구 난조로 고생한 끝에 1이닝 5볼넷 1실점으로 무너졌다.

이후 김경문(59) 감독이 최 코치에게 "장현식에게 와인드업을 장착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면서 장현식은 지금의 투구 폼을 완성하게 됐다.

처음에는 와인드업이 어색했던 장현식도 이제는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장현식은 "처음에는 안 하려고 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던지는 투수가 거의 없다"면서 "처음 던진 뒤 계속 감을 유지하고서야 나만의 것이 됐다. 이제는 타이밍 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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