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빠진 차 안 노부부 구한 60대 철인과 시민들

입력 2017-08-17 10:29
바다에 빠진 차 안 노부부 구한 60대 철인과 시민들

(통영=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사고로 바다에 빠진 차 안에 있던 노부부를 구해낸 60대 철인과 시민들이 훈훈함을 주고 있다.



17일 경남 통영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0일 오전 7시 30분께 통영시 미수동 세일냉동 근처 해안도로에서 발생했다.

70대 노부부가 몰던 승용차는 앞에 있던 활어 운반차를 추월하려고 하다가 운반차와 충돌,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3∼4m 아래 바다로 추락했다.

당시 세탁물 배달 일을 마치고 가게로 돌아가던 김순오(65) 씨는 사고를 목격하자마자 타고 있던 오토바이를 세우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위험할 수 있었지만, 평소 수영·사이클·마라톤을 포함한 철인 3종 경기로 체력을 다진 김 씨는 망설임이 없었다.

김 씨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니 몸이 먼저 반응했던 것 같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김 씨가 다이빙했을 무렵에는 이미 차 안에 물이 차 있었고, 차 앞부분이 기운 채 가라앉고 있었다.

김 씨는 물에 다 잠기지 않은 조수석 뒷문 손잡이를 계속 당기던 중 문이 조금 열리자 때를 놓치지 않고 그 틈 사이로 팔을 끼워 넣었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노부인을 먼저 끌어냈다.

당시 현장 주변에 있다가 김 씨가 "119", "한 명만 (와달라)" 등을 외치는 소리를 들은 이준형(39·성동조선해양) 씨와 다른 시민들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바다로 뛰어든 이 씨는 차에서 빠져나온 노부인이 도중에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도왔다.

곧 노부인은 육지에서 손을 내밀어 뻗어준 다른 시민들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그사이 김 씨는 노부인 남편도 조수석 뒷문을 통해 구출시킨 뒤 시민들이 던져준 밧줄을 이용해 노부인 남편을 육지로 옮겼다.

차는 김 씨가 노부부를 모두 구출한 직후 바다에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노부인은 구조 이후 직접 집까지 찾아와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셨다"며 "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초동 대처를 잘해준 김 씨와 다른 시민들과 함께 도움을 줄 수 있었기에 기쁘다"며 "작게나마 제 행동이 어려움을 겪는 회사 동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통영경찰서 측은 "차가 물에 빠지면 문이 안 열리는 거로 아는데 김 씨가 구조에 나섰을 때 다행히 문이 열렸다고 한다"며 "시민들의 용감한 행동으로 귀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영경찰서는 노부부 구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김 씨와 이 씨에게 최근 감사장을 전달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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