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보험 미가입 화물차에 유가보조금 지급 '자동정지'
권익위-국토부, 개선안 마련…내년부터 적용 예정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내년부터 의무보험 미가입 화물차에는 유가보조금 지급이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시스템이 구축된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유가보조금 부정수급과 관련한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이러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정부는 2001년 에너지 세제를 개편하면서 경유, LPG 가격 인상으로 인한 운송사업자의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류세 인상분의 전부 혹은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경유를 연료로 하는 우등형 고속버스와 경유 화물차, 경유택시는 ℓ당 345.54원, 일반버스(일반형 고속버스 포함)는 ℓ당 380.09원의 보조금을 각각 받고 있다.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택시와 화물차는 ℓ당 197.97원, CNG를 연료로 하는 노선버스는 ㎥당 67.25원, 전세버스는 33.62원의 보조금을 각각 받는다.
작년 기준으로 유가보조금은 총 2조5천77억 원이 지급됐고, 이 가운데 화물차에 대한 지급 보조금이 1조7천143억 원을 차지했다.
문제는 화물차주들이 의무보험 만기 갱신일을 잊고 무심코 유가보조금카드를 사용했다가 부정수급자로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화물차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4년 37억 원, 2015년 50억 원이 부정 지급됐다.
권익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의무보험 미가입 기간에 유가보조금카드를 사용한 건수는 A지자체의 경우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63건 중 47건(90.4%), B지자체의 경우 26건 중 21건(80.7%)을 차지했다.
화물차주들은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으로 적발되면, 앞서 수령한 보조금 환수는 물론 적발 횟수에 따라 유가보조금 지급이 정지된다.
예를 들어, 15t 화물차의 경우 1회 적발되면 6개월간 최대 약 900만 원, 2회 적발되면 12개월간 최대 약 1천800만 원의 유가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화물차주들이 의무보험 갱신을 잊고 유가보조금카드를 사용했다가 부정수급자로 적발된 뒤 지자체에 항의전화를 거는 등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권익위와 국토부는 의무보험 미가입 화물차주의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로 하고, 국토부가 보험개발원·카드사 등 관계기관 간 정보를 연계해 자동으로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본래 화물차주가 유가보조금카드를 사용하면 카드사가 보조금만큼 지자체에 청구하고, 나머지를 개인에게 청구한다.
국토부는 화물차주가 '의무보험 미가입' 상태이면 카드사가 이를 알고 지자체에 보조금을 청구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든다.
이를 위해서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해 화물차주 개인정보를 제3자 제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국토부는 연내에 관련 법을 개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권익위와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은 보조금 부정수급 차단 효과와 더불어 화물차의 의무보험 가입률이 높아져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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