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최대 대중지 '더선' 인종차별 칼럼에 정치인 100여명 항의

입력 2017-08-17 01:21
英 최대 대중지 '더선' 인종차별 칼럼에 정치인 100여명 항의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의원 100여명이 영국 최대 타블로이드 더선의 한 칼럼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신문에 공개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진보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더선 칼럼니스트 트레버 카바나흐는 지난 13일자에 게재된 이민과 브렉시트를 주제로 한 칼럼에서 "스웨덴은 국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두려워하고, 독일은 강간과 성범죄의 물결과 싸우고 있고,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유럽의 얼굴을 영원히 바꾸고 있는 이민 물결에 휩싸였다"고 썼다.

카바나흐는 "하지만 영국과 이들 유럽을 연결해주는, 차별적인 언어 사용과 행동을 피하는 원칙인 정치적 정당성에 재갈이 물린, 무언의 공포가 하나 있다"며 "공통분모는 이슬람이다. 지난주 드러난 파키스탄인 성범죄 조직에 대한 격분이 있기 전까지는 이를 거의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술이나 마약 등에 취한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행과 매춘 조장 등을 일삼은 범죄조직원 17명이 유죄평결을 받은 사건을 지칭한 것이다.

그러면서 카바나흐는 "트레버 필립 전 법무부 차관과 사라 챔피언 같은 노동당 의원들 덕분에 무슬림들은 문화적 문제라기보다는 특별하다"고 표현했다.

이어 "이들 범인이 공동으로 가진 것은 신앙이다. 그들은 무슬림들이다" "내가 이것을 지적하는 것은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혐오주의)가 아니다" 등 필립 전 차관이 외부에서 한 발언들을 인용했다.

카바나흐는 "이 문제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이민의 문을 열고, 이를 비난하는 이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딱지 붙여 침묵시키면서 시작됐다"며 "우리는 이 무슬림 문제에 관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칼럼을 끝냈다.

카바나흐 칼럼에 인용된 사라 챔피언 하원의원은 앞서 지난 11일자 더선에 "영국계 파키스탄인 남성들이 백인 여성들을 강간하고 착취하고 있다…이제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일 때"라는 제목의 기고를 냈다.

챔피언 의원은 "영국계 파키스탄인 남성들이 백인 여성을 강간하고 착취하는 문제가 영국에 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는가? 아니면 이 끔찍한 문제를 그게 뭐라고 말할 준비가 그냥 됐다는 건가?"라는 문장으로 글을 시작했다.

카나바흐의 칼럼이 게재된 후 나즈 사흐 노동당 하원의원이 그의 칼럼을 비난하는 공개서한을 만들었고 100명이 넘는 여야의원들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챔피언 의원은 "더선이 헤드라인과 첫 문장을 매우 자극적으로 만들었다"며 "우리 지역구의 수천명을 착취해온 그 범죄조직들에 관한 문제의 복잡성을 말하는 뉘앙스는 모두 삭제됐다. 내 이름으로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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