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안보리 결의 통한 대북 경제 압박 가능성 소진"
"북한 경제 고사 구상에 반대…美·北 도발적 수사 완화 환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압박 시도는 한계에 달했으며 한반도 위기는 추가적 대북 제재가 아닌 정치·외교적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거듭 강조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볼리비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사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은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와 관련, 우리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 가능성이 사실상 소진됐다고 확신한다"면서 안보리 결의를 통한 대북 경제 제재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러시아는 일부 파트너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여러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북한 경제 고사를 겨냥한 구상들을 지속해서 제기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서방의 추가적 대북 경제 제재 주장에 대한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안보리 결의를 통한 대북 경제 제재 의무는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만, 한반도 사태의 정치·외교적 해결 원칙을 지지한다는 안보리 결의 상의 의무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와 중국이 한반도 위기 해결 방안으로 '쌍중단'을 제안했음을 상기시키면서 한반도 위기의 정치·외교적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와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을 일컫는다.
그는 "이 제안과 관련 합법적인 것(한·미 연합훈련)과 불법적인 것(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맞바꿀 수 없다는 미국의 반응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당성을 고수한다는 것보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피해를 당할 이 지역(한반도)과 수십만 명 주민들의 운명에 관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들어 (미국과 북한의) 수사(修辭)가 다소 누그러졌음을 본다. 이를 환영하고 '뜨거운 머리'가 다소 식었기를 기대한다"면서 도발적 '말 전쟁'으로 고조됐던 한반도 위기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보이는 데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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