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베네치아서 운하 뛰어든 외국인 관광객에 벌금 60만원

입력 2017-08-16 18:06
伊베네치아서 운하 뛰어든 외국인 관광객에 벌금 60만원

市당국, 관광객에 대한 반감 높아지는 가운데 강경 대응 본격화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베네치아 시가 부적절한 행위를 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 도시의 질서를 존중하지 않는 이방인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본격화했다.

16일 이탈리아 영문뉴스 사이트 더 이탈리안 인사이더에 따르면 베네치아 시 당국은 최근 베네치아 대운하에서 수영을 한 독일 관광객 2명, 호주 관광객 1명으로부터 각각 450유로(약 61만원)의 벌금을 징수했다.

이 같은 조치는 베네치아에서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주민들의 일상이 위협받으며 관광객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독일에서 온 젊은 관광객 2명은 지난 12일 새벽 2시30분께(현지시간) 베네치아 중심 산마르코 광장 인근의 대운하에서 속옷만 입은 채 물에 들어갔다가 현장에서 적발됐다.

이들은 폭염을 식히기 위해 물에 들어갔으며, 베네치아 대운하에서 수영을 하는 것이 불법인 것을 몰랐다고 항변했으나 경찰은 두 청년을 경찰서로 데려가 벌금 450 유로씩을 부과했다.

이들과 별개로 호주에서 온 20대 청년은 같은 날 한낮에 대운하에서 수영을 하는 모습이 신고돼 역시 동일한 액수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그동안 관광객들의 각종 비행에 골치를 앓아온 베네치아 당국이 잘못된 행실을 한 관광객에게 실제로 거액의 벌금을 물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밤에는 도시의 명소 리알토 다리 아래에서 한 서양 커플이 관광객들로 빼곡한 여객선이 지나다니는 와중에 버젓이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눈에 띄어 경찰이 출동했다. 이들의 비행 장면을 담은 영상은 현지 신문의 웹사이트에 게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닐로 갈리아르디 베네치아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들과 관련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비행을 바로잡으려면 적발 현장에서 벌금을 내도록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런 장치 없이는 (외국인 관광객의) 부적절한 행동을 뿌리뽑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관광객은 과거 같으면 자신들의 비행이 이탈리아에서 처벌 받지 않으리란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그들이 이런 행동을 미국에서 했다면 구속됐을 것"이라고 말하며 행실이 나쁜 관광객들에 대한 강경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한해 2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베네치아는 관광업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상당수 주민들은 수용 한계를 넘은 채 몰려드는 관광객들과 일부 양식 없는 관광들의 잘못된 처신으로 일상이 방해 받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베네치아 주민 2천명이 대형 유람선 관광 때문에 주택 임대료가 치솟고 환경이 망가진다며 거리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람이 거주하기 점점 더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 도시를 떠나는 주민도 급증해 1951년 17만5천 명이던 베네치아의 인구는 현재 5만5천 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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