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우 주교 "제주 현안 적극적인 참여·솔선수범"

입력 2017-08-16 17:57
문창우 주교 "제주 현안 적극적인 참여·솔선수범"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천주교 제주교구 부교구장인 문창우(54) 주교는 16일 제주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솔선수범하는 자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주교는 이날 오후 제주 신성여자중학교 교장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상 사람들의 아픔을 보듬고 그들과 함께하는 게 교회의 역할'이라고 말한 강우일 주교와 일치된 뜻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너무나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는 사안"이라며 "대립적인 과정과 관점 사이에서 좀 더 성숙한 대화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단순히 종교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평화를 향한 전문적인 식견과 주민들의 삶 속에 파고든 실천운동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냥 기도만 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행위보다 평화학 또는 정치신학이랄까. 이름은 다르지만 전문화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뜬구름 잡는 추상적인 이데올로기가 아닌 강정주민들의 삶 차원에서 실천하는 운동을 벌이고 다각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주교는 제주 근현대사의 비극인 4·3사건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였다.

그는 "4·3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치유"라며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 배상 등 기본적인 문제를 넘어 가해자와 피해자의 용서와 화해, 먼 미래적인 관점에서 평화란 무엇인가란 물음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과정이 치유의 작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인간사회의 근본은 물론 제주사회의 뿌리를 흔들어 놓은 4·3사건을 통해 서로 화해하고 치유하면서 현재 주어진 우리들의 현실을 잘 바라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부교구장에 대한 주교 서품식은 15일 오후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이시돌 삼위일체대성당에서 거행됐다.

문 주교는 교회법에 의해 교구장 승계권이 있는 주교로, 현 제주교구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 즉시 교구장이 된다.

문 주교는 1996년 사제품을 받은 뒤 제주교구에서 사목 활동을 해왔다. 1988년 제주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광주가톨릭대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제주대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서강대에서 종교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서문 본당 보좌, 중앙 본당 보좌를 거쳐 중문 본당 주임신부, 제주교구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2006년부터 10년간 광주가톨릭대에서 교수와 영성지도를 맡았으며 작년 3월부터 제주 신성여자중학교 교장을 지내왔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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