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망시 원청업체 처벌 강화…'최대 징역 7년·벌금 1억원'

입력 2017-08-17 06:00
수정 2017-08-17 16:49
산재사망시 원청업체 처벌 강화…'최대 징역 7년·벌금 1억원'

정부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

콜센터 등 감정노동자 '스트레스 예방·치료법' 첫 도입

배달원 보호구 착용 의무화…위험물질 취급작업 14종 도급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내년 하반기부터 산업재해 사망사고 때 안전조치 미이행 사실이 드러나면 원청업체도 하청업체(협력업체)와 똑같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등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또 콜센터 직원 등 감정노동자를 직무 스트레스에서 보호하고 치료하기 위한 법규가 올해 안에 만들어지며, 음식배달원과 퀵서비스 기사는 보호장비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고 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17일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의결하고,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관련 개정 법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중대 산업재해는 작업 현장에서 사망자 혹은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나오거나 동시에 10명 이상이 다치는 사고를 말한다.

이 대책에 따르면 작업 현장에서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원청업체에 대한 처벌 수위가 기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하청업체와 같은 수준인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아진다.

아울러 수은 제련·중금속 취급·도금 등 유해·위험성이 높은 14종의 작업은 도급이 전면 금지된다. 불산·황산·질산·염산 등을 다루는 작업은 원청업체가 안전조치를 확실하게 마쳤을 때에만 도급이 허용된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 감정노동자와 음식배달원,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대책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콜센터 상담원 등 고객 응대 직종에서 일하는 감정 노동자의 직무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장해 발생 시 업무 중단, 치료·상담지원을 주 내용으로 하는 보호 법안과 지침이 올해 안에 수립·시행된다.

음식배달원과 퀵서비스 기사에 대해서는 보호구 지급과 안전교육 실시를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는 사업주는 5년 이하 징역과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아울러 영세자영업자에는 올해 하반기부터, 에어컨 등 가전제품 설치·수리 기사에는 내년부터 산재보험이 각각 적용된다.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업의 안전관리 방안도 대폭 강화됐다.

건설업종 산재의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다단계 불법 하도급이 적발되면 하청업체뿐만 아니라 원청업체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의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영업정지와 과징금도 부과된다.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사망자가 발생하면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며, 공공발주 공사 입찰 때 벌점을 받는 등 입찰 참여 기회가 제한된다.

공공·민간 발주 공사의 안전관리 예산은 낙찰가액이 아닌 예정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공공기관 경영 평가 시 안전 관련 배점을 늘리기로 했다.

중대 재해 재발방지를 위한 사후관리 시스템과 사업장 내 안전관리 체계도 개선됐다. 중대 재해 발생 사업장은 안전성 확보에 관해 근로자 의견을 수렴한 뒤 작업 재개를 결정한다.

본사 대표이사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맡아 산재예방대책 수립·이행점검에 직접 나서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안전관리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밖에 공공기관과 대규모 사업장은 안전관리자를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하며, 사업장내에서 취급되는 화학물질의 유해성과 유사 시 응급조치 요령 등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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