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일각서 '文정부 100일' 쓴소리도…"증세없는 복지는 허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재원 마련에 우려 있다"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출범 100일을 하루 앞둔 1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정부의 정책 행보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와중에 당 일각에선 '주마가편' 성격의 쓴소리도 나왔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최저임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기초연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정책을 두고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사견임을 전제로 재정조달과 관련해서 증세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논의가 필요하다"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이고, 증세 없는 패러다임 전환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민의 71.7%가 더 나은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는 최근 여론조사를 거론하며 "준비된 국민에 맞춰서 정치권에서 준비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문제 제기, 반대, 발목잡기에 매달리면 아까운 시간을 다 놓쳐버리니까 지금 이 시점에서 증세 관련 논의, 재원조달과 관련된 과감한 토론이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출범 100일을 맞아 경제 분야 성적표를 매겨달라는 주문에 "90점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주택(부동산)·건강(건강보험)·소득(최저임금)·일자리(비정규직) 정책 등 국민 경제에 뼈대 정책을 해오는 중인데 아직도 지켜봐야 하겠지만, 각각 분야에서 정부가 내놓은 정책 방향에 대해선 국민의 여론조사 결과는 상당히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재원 마련을 우려하는 여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김상희 의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환영하면서도 재원조달 방안이 가능할 것인가 걱정이 있다"며 "주먹구구식이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에 나와 문재인 정부 100일간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을 지적해달라는 물음에 인사와 협치 문제를 꼽았다.
박 의원은 "다른 정권보다는 낫기는 했지만 국민의 기대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서너 건의 인사 실패가 있지 않았냐, 거기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은 좀 아쉽다"며 "통합이라든가 협치 부분에서 좀 미흡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가장 잘한 부분과 관련해선 "국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국가가 왜 필요한지, 국가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방향 제시가 굉장히 잘 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권위주의가 혁파돼서 친근한 우리 대통령이 되었다는 점은 지난 정부, 과거 정부하고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이 아닐까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길 잡음을 경계하면서 빈틈없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당 밖에서 나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고위 당·정·청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 힘차게 추진한 혁신적인 개혁 방향, 우리가 가야 할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담 또한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며 부작용이 없도록 정부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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